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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물들다/내맘대로 책 읽기

[140502]무라카미 하루키-해변의 카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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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고회사 댓글 지우려다가 포스팅을 통째로 삭제해버렸다... -_-;;; 다시 쓰는 해변의 카프카 독후감.

 

  하루키의 소설은 몽환적인 매력이 있다. 하루키의 모든 소설을 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내가 읽은 하루키의 소설 중에는 '상실의 시대'를 제외하고는 모두 몽환적이고 판타지적인 설정이 있다. 달이 두 개가 뜨고, 고양이와 대화를 하고, 죽은 자가 살아나며, 공간과 시간이 뒤엉키는 그런 소설. 하루키의 소설의 매력은 이런 몽환적인 면에 있지 않나 싶다.

 

  하루키가 육개월에 걸쳐서 초안을 쓰고, 다시 6개월에 걸쳐 5~6번 '다시' 쓰면서 만들었다는 이 소설은 하루키가 만들고자 했던 바를 잘 나타낸다. 하루키는 "나는 읽을 때마다 다르게 읽히는 소설을 쓰고 싶다."라고 종종 이야기하곤 하는데, 이 말은 다양한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도록 중의적이면서도 조금은 모호한 서술을 통해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는 말 정도로 해석할 수 있으려나..

 

  그래서인지, 하루키가 이 소설을 통해서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어떤 숨겨진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를 모티브로 하여 재미있는 이야기 한 편을 만든 것인지..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런 생각 없이 읽어도 하루키의 세계관에 빨려들어갈 정도로 이 소설은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다무라 카프카'군과 '나카타'씨의 이야기가 번갈아 제시되는 이 이야기는 1Q84에서 '덴고'와 '아오마메'의 이야기가 번갈아 진행되는 것과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또한 재밌는 게 '다무라 카프카'의 이야기가 한창 긴장감 있게 재밌을 때는, '나카타'씨의 이야기가 조금 느슨하게 진행되고, 반대로 '다무라 카프카'의 이야기가 느슨해 질때면, '나카타'씨의 이야기가 아주 긴장감 있게 진행된다. 그렇게 함으로써 어느 한 쪽의 이야기를 기다리며 읽기보다는 양 쪽 캐릭터의 이야기에 푹 빠져서 읽을 수 있게 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책 읽기를 족므 소홀히 했었는데, 그래도 하루키의 소설을 통해서 다시 책을 손에 쥘 수 있게 되어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아무생각 없이도 읽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소설을 만나는 것은 참으로 기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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