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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물들다/막눈이 영화광

당신에게 초능력이란?「앱솔루틀리 애니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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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초능력이 생긴다면?


  나에게 초능력이 생긴다면 어떨까? 나는 그 초능력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해볼만한 생각이다. 어린 시절의 나 또한 그러한 생각을 때때로 했었고, 나는 만화나 영화를 통해 알게 된 초능력 가운데 어떤 것을 갖는 것이 제일 좋을지 생각해보기도 했다. 손오공처럼 에너지파를 쏘는 것, 슈퍼맨처럼 하늘을 나는 것, 엑스맨에 나오는 무슨 박사처럼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고 마음을 조정하는 것, 혹은 곧 다가올 미래를 알아차릴 수 있는 능력까지. 생각해보면 탐나는 초능력은 무궁무진하다. 물론 이 수많은 초능력 가운데 하나만 갖게 되더라도 그는 일반 사람들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만큼 삶이 변할 것이다. 물론 이는 그 사람에게 좋은 일일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인 '닐 클라크'는 그 모든 능력을 원하는대로 가질 수 있는 그런 초능력을 갖게 된다. 말그래도 '앱솔루틀리'한 능력이다. 그런데 그 초능력을 갖게 되는 계기가 아주 묘하다. 지구에서 우주로 쏘아올린 탐사체를 우연히 발견하게 된, 은하고등생물(?)들이 지구를 파괴하느냐, 은하계 종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냐를 놓고, 지구인이 과연 선악의 개념이 있는가? 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대상으로 '닐 클라크'를 선정한 것이다. 쉽게 말해, 우주인이 전지전능한 초능력을 닐에게 줬고, 그가 그것을 잘 사용하면 지구를 살려두고, 그렇지 않는다면 지구를 파괴한다는 것이다.

  애초에 영화의 시작 자체가 이런 넌센스에서 출발하니 영화는 당연히 가볍게 흘러간다. 우연찮게 초능력을 갖게 된 주인공은 자신이 원했던 일들을 하나하나 손쉽게 처리하며, 초능력을 사용하지만 결국엔 그 능력을 악용하려는 악당에게 이용당하고, 다시 한번 결국엔 그 능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가벼운 코미디지만 아쉬운 영화


  위에서 언급한대로 이 영화는 아주 가벼운 코미디 영화이다. 그러니까 이러쿵 저러쿵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가볍게 웃고 즐기면 된다. 이 영화의 미덕은 바로 그것에 있을 것이다. 가볍게 웃고 즐길 수 있는 것.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무언가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초능력을 사용함으로써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을 더욱 재밌게 살릴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런 부분에서 조금 코미디적 요소가 부족하지 않았나싶다. 쉽게 말해, 코미디 영화인데 별로 웃기지 않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자신의 초능력을 활용해 친구를 사이비 교주(?)로 만들고, 영국 경찰들의 유니폼을 분홍색으로 바꾼다(물론 강요에 의해서). 이런 코미디 코드가 영국식 유머일텐데, 왠지 부족한 느낌이 계속 드는 것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아쉬움은 아쉬움대로 남겨둘 수 밖에.




감당할 수 없는 것은 갖지 않아야 할까?


  이 영화에서 생각해볼만한 것을 찾아보자면, 위에 제시한 문구가 아닌가 싶다. 과연 우리들은 감당할 수 없는 것은 갖지 않는 것이 행복할 것인가. 주인공 닐은 자신이 원하는대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초능력을 얻게 되지만, 그는 초반에 잠시간 그 능력을 사용하며 행복해할뿐, 급격하게 변하는 삶에 대한 자신의 태도, 갑자기 닥쳐오는 예상하지 못한 습격과 위험에 결국 초능력을 포기하고 만다. 우리는 감당할 수 없는 것은 갖지 않아야만 행복할 수 있을까?


  비단 초능력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 우리 삶들을 주무르기 시작할 때, 우리는 그 삶에 대해 회의와 실망, 불안과 무기력감에 시달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이 '앱솔루틀리 애니씽'이란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초능력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이 능력을 갖게 되는 순간, '앱솔루틀리 애니씽' 우리 삶은 절대적으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감독 : 테리 존스

-주연 : 사이먼 페그(닐 클라크), 케이트 베킨세일(캐서린)

산지브 바스카(레이), 개 목소리(로빈 윌리엄스)


앱솔루틀리 애니씽(Absolutely Anything, 20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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