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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물들다/시끄러운 이야기

[121108]안철수의 진심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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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평소처럼 컴퓨터를 켰다. 네이버에 로그인했더니 새로운 메일이 2통 도착했단다. 보나마나 스펨이겠지 생각하며 지우기 위해 메일함으로 접속했다. 그랬더니 이게 왠일? 

 

  보낸이 - 안철수

  제목 - 안철수의 진심편지

 

  요즘엔 안철수를 사칭해서 스펨메일 클릭을 유도하나? 나도 모르게 메일을 클릭했다. 만약 정말 스펨메일이었다면 이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천재다.ㅋㅋ 그러나 메일은 진짜 안철수의 캠프에서 보낸 편지였다.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어? 이 사람들은 내 메일 주소를 어떻게 알았지?"

  물론 메일주소 따위야 요즘에는 개인정보에 속하지도 않으니까 그려려니 한다. 글을 읽어내려가는데 아무래도 거슬린다. 특히나 나를 불편하게 하는 문구는 다음과 같다.

 

"안녕하십니까.

안철수입니다.


출마선언하고 며칠 뒤에 진도의 한 할머님께서 편지를 보내주셨습니다.


어르신은 당신의 영혼을 듬뿍 담아서 저의 출마를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문을 여셨습니다.

그동안 6살, 7살 두 손녀딸에게 시집가지 말라고 교육시키셨는데,

이제는 그 마음이 시집가도 되지 않을까 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다행히 돌아가시기 전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아 보여서

지금 아주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시골의 한 할머님께서 안철수씨의 대선 출마 선언을 듣자마자 두명의 손녀딸에게 시집을 가지 말라는 말을 거두어도 되지 않을까.. 하고 고민한다는 내용... 음.. 글쎄.. 편지의 내용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알 수가 없다. 사실 여부를 떠나서.. 왠지 씁쓸하고 실망스럽다. 이런 내용의 편지라니... 이런 내용의 홍보라니...

 

  나는 안철수 지지자(?)다. 여기서 지지자라는 말은 박,문,안이 출마한다면 안에게 투표하겠다는 말이다. 그런데 내가 안철수를 지지하는 것은 그가 말했던 대로.. 대통령 한 사람이 바뀐다고 나라가 확확 바뀌는 것이 아니다. 나는 내가 선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겸손한 마음가짐이 아니었나 싶다. 국민께서 뽑아주신다면 대통령으로서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만약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있던 곳으로 돌아가 학문에 정진하겠다는 그런 마음가짐.. 이렇게 권력에 집착하지 않고 순리에 따르겠다는 진심이 보이는 사람으로서 안철수를 지지했었건만.

 

  그런데 이런 내용의 편지라니...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이제는 집착이라는 마음이 들어갔다고 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대선 출마를 하자마자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아져보인다는 내용이라니.....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나라를 살기좋은 나라, 행복한 나라로 만들 자신이 있다고 거짓말하는 기존의 정치인들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 안철수마저 이렇게 날 실망시키다니..

 

  요즘들어 정신없이 바쁠 안철수가 이 편지를 직접 썼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아마 캠프 식구 중의 한 명의 아이디어로 썼을테지만, 아무래도 내 생각에 이 편지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것 같다. 우리가 안철수에게 기대하는 것은 그가 대선 출마를 하자마자 밝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는 거짓부렁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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