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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물들다/시끄러운 이야기

[121027]무한도전 300회 쉼표특집, 못다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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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 300회에 이어지는 못다한 이야기편.

 

  처음 쉼표특집 예고편이 방송되었을 때 노홍철이 우는 모습이 화제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냈지만 결국 300회에는 우는 장면이 등장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못다한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그 장면이 전파를 탔다.

 

  개인적인 예상으로 노홍철이 우는 이유는 무한도전 내의 사기꾼 캐릭터가 정착, 고착화되면서 그것에 대한 스트레스와 부담감이 원인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보기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오히려 그 사기꾼 캐릭터가 현실에서조차 이어졌으면 하는 것이 노홍철의 바람이었다니.. 정말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내가 예상했던 문제는 무한도전 멤버들이 벌써 홍역처럼 겪고 극복한 것이었다. 못 웃긴다는 캐릭터에 상처받은 정형돈이 그랬고, 바보라는 캐릭터에 상처받은 정준하, 힘내세요라는 인사가 좋게만은 들리지 않았던 하하와 무리수 캐릭터에 상처받은 길이.. 이들은 모두 프로그램 내 캐릭터가 방송 외적인 생활과 이어지는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벌써 진작에 지나간 문제들이었다. 오히려 7년 반이라는 시간을 같이 하다보니 그것을 넘어서 상대방의 감정 몰입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실생활에서조차 캐릭터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수준에 이르다니... 정말 놀라울따름. 

 

  이것은 멤버들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평소에 사기꾼처럼 행동하더라도 그것이 내 본모습이 아님을 멤버들은 알아줄 것이라는 신뢰가 기반이 돼야 하기 때문에.. 그 신뢰를 바탕으로 그 위에 평상시에도 사기를 치고, 호통을 칠 수 있는 것. 박명수의 실제 모습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카메라가 꺼진 상황에서 정말 얄미운 그일지라도, 그를 이해하고 품고 갈 수 있는 그들만의 끈끈한 동료애. 서운한 걸, 서운하다고 말할 수 있는 편안함. 대단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프로그램을 같이하는 동료라는 관계를 진작에 뛰어넘은 그들이 앞으로 어떤 관계로까지 발전해갈 수 있을지 참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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