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300회 쉼표특집.
이 프로그램이 벌써 7년, 그리고 300회나 되었다니.. 시간이 참 빠르다. 300회는 그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멤버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쉼표 특집. 1부는 299개의 방송테이프가 들어있는 곳에서 특별한 특집을 찾아보는 이야기, 2부는 마니또 멤버들의 소울푸드와 블라인드 토크, 3부는 멤버들간의 진솔한 텐트 이야기가 방송되었다.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3부, 텐트 이야기. 웃겨야 하는 예능인으로서 개인적인 것들을 뒤에 감춰둘 수밖에 없는 그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들이 방송을 탔다. 어머니가 위독하실때 급하게 달려갈수도 없는 사람, 팬들의 질타에 소심하고 위축되는 평범한 사람, 가족들과의 여행도 마음편히 못하는 사람, 이제 막 아빠가 되는 기대에 부푼 평범한 사람. 그들과 7년을 동고동락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서 뒤로 감춘 개인적인 아픔과 슬픔들이 얼마나 많을까. 따지고 보면 그들도 평범한 사람임에 불과한데.
텐트 이야기를 듣다보니 멤버들 중 2명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진다. 유재석과 노홍철. 먼저 익히 알려진대로, 그리고 방송이 끝나자마자 게시판에는 역시 유재석이라는 말이 가득하다. 역시 대단한 사람. 사실 유재석이 동생들에게 해줬던 말은 크게 새로운 것이 아니다. 세대교체에 대한 당연한 이야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없다는 흔하디 흔한 이야기인데도, 시청자들이 이렇게 감동을 받은 이유는 무엇보다 그의 마음이 정말 진실되고, 아는 것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는 그의 모습이 아름답기 때문이 아닐까.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 뻔한 걸 지키기 위해서 열심히 사는 그의 모습은 너무도 아름답고 진솔했다.
그리고 노홍철. 텐트 이야기에서 노홍철의 토크 부분은 거의 없다. 솔로에 대한 짧은 생각과 데뷔초 자신에게 잘해준 유재석에게 질문을 던지는 두 장면을 빼고는 거의 말을 듣고만 있다. 초등학교때부터 친구라던 하하와 단둘만 있던 그 자리에서도 자신의 이야기를 쉽게 하지 못하는 그가 얼마나 여린 사람인지 간접적으로 볼 수 있었다. 방송에서 보여지는 캐릭터와 실제 그 인물이 다른 것은 당연하겠지만, 오늘 그렇게 진지한 그를 보니 더 절절하게 다가온다. 굉장히 여리고 쉽게 상처받는 사람. 자신 때문에 주위 사람이 상처받는 걸 싫어해 차라리 혼자가 편한 사람. 그런 인간 노홍철의 모습을 본 것 같아서 굉장히 고마우면서도 아련하다.
이번 300회 특집은 무엇보다 그들의 찐한 사람냄새가 풍겨오는 기억에 남을 특집이었다. 그들도 미래를 걱정하고, 현재를 살며, 과거를 아련하게 회상하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30,40대라는 사실. 그 간단한 사실만으로도 우리가 이렇게 울고 웃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야 말로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이 더이상 평범한 예능의 범주를 뛰어넘었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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