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야구를 보는데 뜬금없이 기사가 떴다. 요약하자면 프로야구 선수 유창식이 승부조작에 관여했다는 내용. 2년인가 3년 전 한화 이글스 소속일 때, 삼성과의 경기 중 1회초 3번 타자 박석민에게 고의로 볼넷을 주었다는 것이다. 당시 승부조작 투구를 보면 1구는 홈플레이트에 오기도 전에 떨어지는 공, 2구는 바깥쪽 낮은 공, 3구도 바닥에 떨어지는 바운드공, 4구는 바깥쪽 높은 공. 투구 내용만 보자면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대놓고 조작을 한것처럼 보인다. 더욱이 앞선 1번 타자와 2번 타자는 삼진을 잡았기에 너무도 갑작스러운 제구력 난조라고 볼 수 있다. 유창식은 볼넷을 내주는 대가로 500만원을 받았다고 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유창식의 평소 제구력이 좋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용해, 자수하지 않아도 결코 잡아낼 수 없었을 것이라는 둥, 평소처럼 투구하고도 용돈을 벌었다는 둥, 유창식을 비꼬고 있다.
얼마전, 이태양과 문우람의 승부조작 사건이 벌어졌을 때, 은퇴한 야구 선수는 이렇게 말했다. 왜 굴러들어온 복을 스스로 걷어차는가? 초기 프로야구가 출범하고 시스템도 환경도 열약하던 시절,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던져가며 명경기를 만들고, 그러한 노력들이 쌓여 지금의 프로야구가 되었다. 지금 프로야구는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라고 할 수 있다. 누적 관중수는 해가 갈수록 새롭게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금의 프로야구 선수는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며, 사회적인 시선과 연봉도 결코 적지 않다. 꾸준한 성적을 낸다면, 흔히 말하는 억대연봉을 찍는 건 기본이고, 거기서 더 잘한다면 FA 대박이라는 말을 들으며 수십억에 가까운 돈을 받고 야구를 하는 선수들도 적지 않다. 그야말로 온 국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인기 스포츠이고, 결과에 따라서 선수가 받게 될 그 열매가 매우 달콤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달콤한 열매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500만원에 날려버린 것이다. 500만원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이들이 은퇴전까지 야구를 하면서 만지게 될 돈을 생각하면 한낱 푼돈에 불과한 것이다.
<출처 - 엠팍 프리더님 글>
종목을 떠나서 프로 스포츠 세계에서 승부조작은 중대한 범죄가 될 수 있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경기를 하지 않는다면 그런 모습을 지켜볼 관중들은 없다. 관중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그리고 응원하는 선수가 혼신의 힘을 다해 던지고 때리고 차고 달리는 모습을 지켜보길 원한다. 그들이 미리 짜여진 승부의 각본대로 움직이는건 관중으로서는 결코 상상할 수 없는, 아니 상상하고 싶지조차 않은 모습이다. 그야말로 관중을 우롱하는 행위다. 하지만 종목을 불문하고, 동서양을 불문하고 계속해서 승부조작 스캔들이 터지는 것을 보면, 이것을 단순히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 같다. 프로 선수들의 책임 의식 부재, 그리고 사전에 막지못한 예방 교육의 실패, 돈의 힘으로 움직이는 사회 체제에 대한 문제, 노력하는 사람이 아니라 꼼수를(?) 잘 부리는 사람이 이득을 보는 불합리한 상황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것이다.
물론 가장 큰 문제가 선수 개개인의 책임 의식 부재라는 사실을 부정할 순 없지만, 그런 마음을 먹는 선수들이 있더라도 그것을 실행할 수 없도록 예방하는 것, 그리고 그런 일이 벌어졌을 때 다시는 비슷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승부조작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이미 프로야구에서 많이 등장한 이슈이다. 그럴때마다 KBO는 영구 제명이라는 강력한 제재 조치를 가했지만, 비슷한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걸 보면, 이제는 문제를 좀 더 다각적인 방면에서 분석하고 그 해결책을 찾아야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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