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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물들다/시끄러운 이야기

[111208]정봉주 前 의원과 대학생 윤주진씨의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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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에 방송된 백지연의 끝장토론에 등장한 정봉주 前의원과 대학생 윤주진씨의 설전에 관해서 인터넷이 뜨겁다. 

 

현재 윤주진씨는 네이버 실시간검색어 1위까지 오르는 현상까지 일으키며 확실히 이 문제에 많은 네티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하지만 윤주진씨의 검색결과에 대해서 살펴보면 원색적인 비난이 대다수를 이룬다. 윤주진씨가 보수 관련 단체에서 장학금을 받았네 어쩌네 하면서 프로그램에 패널로서 참여할 자격 여부에 대한 논쟁도 뜨겁다. 이러한 논쟁이 어떻게 끝나는지 관심도 없고 상관도 없지만 내가 다소 염려스러운 것은 윤주진씨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 여론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생각을 할 권리가 있고 또한 그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하지만 그 생각이 타인을 향한 일방적인 비난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정당한 근거와 논거를 들어서 상대방을 비판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비난과 비판의 차이를 설명하자면, 네이버 사전에는 이런 식으로 기재되어 있다.

 

 

비난

<dd class="txt_inline">(非難) [비ː난] </dd><dd>[명사]
1. 남의 잘못이나 결점을 책잡아서 나쁘게 말함. 
2. 터무니없이 사실과 전혀 맞지 않게 헐뜯음. </dd><dd class="txt_block">[유의어] 인신공격, 지탄2, 책망. </dd>

 

비판1

<dd class="txt_inline">(批判) [비ː판]  </dd><dd>[명사]
1. 사물의 옳고 그름을 가리어 판단하거나 밝힘. 
2. 사물을 분석하여 각각의 의미와 가치를 인정하고, 전체 의미와의 관계를 분명히 하며, 그 존재의 논리적... </dd><dd class="txt_block">[유의어] 비평, 판단, 3. </dd>

 

일방적인 비난이 아닌 정당한 비판을 해야하는 이유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도덕적으로든 논리적으로든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네이버에서 '윤주진'을 쳐서 나오는 검색결과물의 대부분이 비판이 아닌 '비난'인 것을 보면 아직까지도 우리가 갈 길이 멀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글들을 쓴 사람들은 스스로 얼마나 FACT에 근거해서 그런 비난 글을 썼는지 문득 궁금해진다. 여기저기 올라온 글들을 대충 제목만 읽고나서 그런 글을 쓰는 오류는 없어야 할텐데 말이다. 사실상 나 또한 비난 글과 함께 올라온 8분 정도의 동영상을 플레이조차 시키지 않고 창을 닫아버리고 단지 그 사람이 보수단체에서 활동했다는 단편적인 사실만을 머릿속에 입력하고 말았으니 언론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조중동에서 자극적인 기사 제목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현혹할 수 있는지 그 효과를 짐작할 수 있다.

 

이야기가 딴 방향으로 흘렀지만 본론으로 들어가서 어제 끝장토론의 결과는 형식상으로 <22 대 18> 에서 <28대 12>로 대안언론이다. 라는 정봉주 의원쪽의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은 것으로 마무리 되었지만, 내 생각에 어제 토론은 처음부터 끝까지 평행선이었다. 어제 토론의 핵심은 다음의 두 컷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봉주 前의원>

 

<대학생 윤주진씨>

 

-정봉주 前 의원 : "국민들의 일반 상식에 기초한 것을 대안언론이라 한다면 '나는 꼼수다'는 대안언론"

-대학생 윤주진씨 : "이젠 기존 언론의 규칙과 제도를 지키며 언론다운 면모를 갖춰야"

 

정봉주 前 의원과 윤주진씨의 의견이 평행선을 달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두 사람의 전제조건이 달랐기 때문이다. 토론내에서도 정봉주 前 의원(계속 前자 쓰려니 힘드네ㅠㅠ)이 윤주진 대학생에게 던진 질문. "당신은 조중동이 공정하게 보도를 한다고 생각합니까?" 라는 질문에 윤주진씨는 "그렇다." 라는 대답을 한다. 동영상 본지 오래되어서 정확한 표현이 기억이 안나지만 정황상 저런 뉘앙스의 말들을 주고 받았는데 혹시 틀리거나 문제가 된다면 댓글로 알려주시길.

 

어찌됐건 정봉주 前의원은 기존 보수언론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사회의 소통구조를 질식시키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

윤주진 대학생은 기존의 언론들이 잘하고 있는데 나꼼수의 그런 편파보도는 지양되어야 하고 기존 언론다운 면모를 키워야 한다. 라는 주장으로 요약될 수 있을듯하다. 이 두 사람은 전제조건이 달랐기 때문에 전혀 말이 통하지 않았고 방송 내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마치 100m달리기에서 1레인에 서 있는 선수와 3레인에 서 있는 선수가 아무리 달려도 출발지점(전제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결승선까지 만날 수 없는 것에 비유하면 되려나.

 

과연 정답은 무엇일까. 정답은 모른다.

정봉주 의원이 맞을 수도 있고, 윤주진 대학생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100% 확신은 할 수 없다.

사람마다 자라온 환경이 다르고 커오면서 듣고 보아온 것들이 다르기 때문에 개개인이 다른 생각을 충분히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조심해야하는 것은 자라오면서 내가 혹은 주위의 다른 사람들 혹은 사회 구조가 만든 틀(나꼼수에서 말하는 프레임) 속에 스스로 갖혀서 주위의 현실들을 똑바로 직시하지 못하는 것, 사실을 바라보는 균형감각을 상실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진지한 자기성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내가 생각하는게 내 생각이 맞나? 라는 생각을 스스로 점검해봐야한다는 것이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씩은.

 

그러고보면 사는 건 너무 어렵고 너무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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