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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물들다/내맘대로 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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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621]히가시노 게이고-악의(惡意) ★★★★ 추리소설이라 함은 기본적으로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는 소설의 장르다. 추리소설을 읽는 독자는 소설 속에 벌어진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힌트들을 찾고 그것을 통해서 범인이 누구인지 추리하면서 책을 읽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소설은 책 전반에 흩어진 힌트들을 모아가면서 범인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독자들을 단박에 좌절시켜버리는 작품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독자들이 중요한 단서라고 믿었던 노노구치의 수기가 알고보니 거짓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사실이 밝혀졌을 때 독자들은 혼돈에 빠진다. 이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고? 그럼 진실은 뭘까? 그리고 서술되는 진실들. 이 모든 것은 창작의 한계에 부딪친 히다카의 계획적이고 지속적인 괴롭힘에 괴로워하던 노노구치의 충동적 살인이었다.는 내용으로 진실이 펼쳐진다. 그리고 속속들..
[160615]아이작 아시모프-파운데이션의 끝(Foundation's edge) ★★★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 7권 중 4권. 파운데이션의 끝.​#나는 앞서 읽은 파운데이션 시리즈 1~3권을 통해 파운데이션이란 세계에 푹 빠져버렸다. 3권을 합쳐 도합 1000쪽에 가까운 책을 며칠만에 모두 읽을 정도로 푹 빠져버렸던 것에 비해, 이번 4권은 아무래도 다 읽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책이 두껍기도 했지만 (650쪽) 무엇보다 이전 작품과는 다른 주제와 분위기 때문이었다.​​#이전의 작품들은 해리 셀던의 셀던 프로젝트에 따라 제2은하제국을 건설하기 위한 제1파운데이션의 과학 문명 발달의 과정과 그 가운데 나타난 예기치 못한 변수(뮬의 등장)와 문제 해결, 그리고 그로 인해 틀어져버린 셀던 프로젝트를 미세조정하기 위해 존재하던 숨겨진 제2파운데이션의 모습을 정말 한편의 영..
[160614]김연수-다만 한 사람을 기억하네 문학동네 81호 (2014년 겨울) 中 수록작 중심스토리 - 인디 밴드 가수인 희진은 일본의 K-Culture 진흥회로부터 초대받고 공연을 하게 된다. 그리고 유명하지 않은 인디 가수인 그녀를 초대한 일본의 의원과 만나게 되면서, 그녀가 10여년 전 '나'와 함께 일본을 여행하던 일을 떠올리며 '나'에게 편지를 쓰게 되는데.... #사실, 이 소설은 무얼 말하고자 하는지 정확히 파악하지는 못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와 날짜를 같이 하는 걸 보면, 그 날 안타깝게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 한 명, 한 명을 기억하는 사람들로 인해 그들의 삶이 의미로울 수 있다? 라는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인가?... 기억할만한 문장 하이랜드에서 후쿠다 씨가 십 년 만에 내게 돌려준, 카페 방명록에서 찢어낸 종이에..
[150127]유시민-나의 한국근현대사 유시민. 사실상 나는 이 사람에 대해서 아는 것이 별로 없다. 이 사람이 정치인으로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노무현 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을 하면서 어떠한 일을 했는지 자세히 모른다. 이 사람이 한창 정계에서 청와대에서 활동할 때, 내가 그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은 세대차이상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유시민이라는 사람을 좋아한다. 정치인, 전 장관으로서가 아닌 논객 유시민, 글쟁이 유시민을 좋아한다. 나와 친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을 알게 되려면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으뜸은 그 사람의 말을 들어보고 글을 읽어보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논객 유시민의 말, 글쟁이 유시민의 글은 나에게 분명히 매력으로 다가온다. 논객으로서 그가 하는 말을 들어보면, 복잡한 사안의 핵심 ..
[140502]무라카미 하루키-해변의 카프카 광고회사 댓글 지우려다가 포스팅을 통째로 삭제해버렸다... -_-;;; 다시 쓰는 해변의 카프카 독후감. 하루키의 소설은 몽환적인 매력이 있다. 하루키의 모든 소설을 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내가 읽은 하루키의 소설 중에는 '상실의 시대'를 제외하고는 모두 몽환적이고 판타지적인 설정이 있다. 달이 두 개가 뜨고, 고양이와 대화를 하고, 죽은 자가 살아나며, 공간과 시간이 뒤엉키는 그런 소설. 하루키의 소설의 매력은 이런 몽환적인 면에 있지 않나 싶다. 하루키가 육개월에 걸쳐서 초안을 쓰고, 다시 6개월에 걸쳐 5~6번 '다시' 쓰면서 만들었다는 이 소설은 하루키가 만들고자 했던 바를 잘 나타낸다. 하루키는 "나는 읽을 때마다 다르게 읽히는 소설을 쓰고 싶다."라고 종종 이야기하곤 하는데, 이 말은 다양한 ..
[121212]윌리엄 셰익스피어-템페스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읽었다. 주인공 '푸로스퍼로'는 동생 '안토니오'의 계략에 말려들어 왕위를 빼앗긴다. 그리고 자신의 나라에서 쫓겨나 어느 외딴 무인도에 갖히게 된다. 그곳에서 정령을 부리는 마법을 익힌 '푸로스퍼로'는 나폴리의 왕 '알론소'가 항해하는 도중, 정령을 이용해 풍랑을 일으켜 배를 무인도에 난파시킨다. 가까스로 살아난 '알론소'와 그의 신하들에게 '푸로스퍼로'는 냉혹한 복수를 시작하는데.... 정도로 줄거리를 요약할 수 있을까? 셰익스피어. 너무도 유명한 사람이지만 사실상 그의 작품은 많이 읽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군대에 있을 때 '4대 비극'을 읽으면서 주인공이 비극을 당하고, 주변 인물들이 서로 배신하고 칼을 맞고 쓰러지는 내용을 많이 보아왔던 바, 이번 작품도 '푸로스퍼로..
[121028]레프 톨스토이-안나 카레니나1 안나 카레니나 1권 186p 고백에 실패한 후 고향으로 돌아온 레빈에 관한 표현 중ㅡ지금은 오직 이전의 자기보다 더 나은 자신이 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안나 카레니나 1권 269p 만약 우리네 남편들이 그런 얘길 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았을 거예요. 알렉세이알렉산드로비치는 내가 보기엔 멀쩡한 바보예요. 물론 이런 얘긴 큰 소리로 할 순 없지만 말예요...... 그렇잖아요. 이 말로서 모든 게 얼마나 확실해졌느냐 말예요? 그러니까 이전에 그분이 현명한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난 아무리 찾아보아도 그분의 현명한 점을 발견할수 없었기 때문에 나 자신을 바보라고 여기기도 했습니다만, 한번 작은 목소리로 그분은 바보다, 하고 말해보니 모든 게 단번에 확연해지지 않겠어요? 어때요, 그렇..
[120916]니코스 카잔차스키-그리스인 조르바 -나는 꽤 오랜 간 잠을 청하려고 애쓰며 생각했다. 내 인생은 한갓 낭비에 지나지 않는다. 걸레를 찾아 내가 배운 것, 내가 보고 들은 것을 깡그리 지우고 조르바라는 학교에 들어가서 저 위대한 진짜 알파벳을 배울 수 있다면…… 내 인생은 얼마나 다른 길로 들어설 것인가! 내 오관과 육신을 제대로 훈련시켜 인생을 즐기고 이해하게 된다면! -생각에 잠긴 채 나는 길을 따라갔다. 나는 인간의 고통에 따뜻하게, 그리고 가까이 밀착해 있는 이들을 존경했다. 오르탕스 부인이 그랬고, 과부가 그랬고, 슬픔을 씻으려고 바다에 용감하게 돌을 던진 창백한 파블리가 그랬고, 양의 목을 따듯이 과부의 생멱을 따라고 고함을 지르던 델리(카테리나)가 그랬고, 남들 앞에서는 울지도 말도 하지 않던 마브란도니가 그랬다. 나 혼자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