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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물들다/막눈이 영화광

보더 더 인크레더블한 이야기 「인크레더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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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크레더블(Incredible) : 믿을 수 없는, 믿기 힘든.


이라는 이름의 히어로가 있다. 인크레더블1을 재밌게 봤던 기억은 나는데 무슨 내용인지 전혀 기억이 나질 않아서 찾아보니 무려 14년 전에 개봉한 영화였다. 그러니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어쨌든 내용은 기억나질 않지만 역삼각형 모양의 근육질 히어로(평소엔 약간 얼빵한)가 등장했던 기억은 또렷하게 남아있다. 그 근육질 히어로는 어떤 모습으로 돌아왔을까?


영화는 히어로들의 활동이 불법이 되어버린 세계로부터 출발한다. 불법이 되어버린 이유는 그들이 악당들을 막는다며 자행한(?) 도시 파괴가 너무도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그런 이유에서 이들은 일종의 무능력한 도시 파괴범으로 인식된다. 이들이 이 억울한 누명을 벗어나는 길은 멋지게 악당을 잡는 것일텐데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대체로 악당들은 한 편의 영화가 끝나기 전까지 잡히질 않으니, 그렇다면 영화가 끝날 때까지 도시는 파괴되고, 건물은 무너지고, 사람들은 도망치고, 산과 들이 불타기 마련이다. 영화속 도시 의회에서 이들의 활동을 불법으로 규정한 것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하여간 졸지에 백수가 된 히어로 패밀리는 어떤 백만장자의 제안으로 악당을 검거하는 과정을 라이브로 방송함으로써 히어로의 활동을 알리고, 결국 이들을 불법에서 해방시켜 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하지만, 누구나 다 짐작하다시피 그 제안이 함정의 시작이 되는 것이 너무도 자명하다. (그러니까, 살면서 뜬금없이 매력적인 제안을 하는 자는 반드시 의심을 하고 봐야 한다는 소소한 교훈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 백만장자의 선택을 받은건 일라스티걸인 관계로, 미스터 인크레더블의 근육질 히어로는 집에서 육아를 해야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여기에서 약간의 페미니즘을 엿볼 수 있는데, 악당을 잡는 과정에서 "언제까지 남자들에게 이 일을 맡겨만 둘겁니까?"라는 뉘앙스의 대사가 흘러나온다. 그런데 그리 중요하게 다룬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사춘기 딸, 천방지축 아들, 자신도 모르는 17가지 초능력을 발휘하는 막내를 보는 일.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겪은 유머 코드들이 이 영화의 웃음포인트가 된다.


어쨌든 영화는 쉽게 예상할 수 있는 플롯대로 부모들이 위험에 처하고, 아이들이 그들의 부모를 구하러 가게 된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아주 성공적으로 그들을 구해낸다. 열 몇 살, 혹은 훨씬 어린 녀석들이 그 험악하고 비열한 악당들 사이를 파고들어 그 힘든 일을 해내는 걸 보면, 히어로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히어로는 싹수부터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절감하면서, 내 초라한 신세를 보고 눈물을 흘리게 되나니....



각설하고, 어쨌든 플롯상으로 이 영화에 특별히 도움을 받을만한 것은 없어보이고, 영화를 보면서 좋았던 것은, 상상 이상으로 발전한 대단한 액션씬이다. 처음 드릴을 조종하는 악당과 싸우는 씬도 그렇고, 일라스티걸이 활약하는 씬, 마지막 대전투가 벌어지는 씬 모두 흠잡을 데가 없다. (말로 표현하자니 그렇다는 것이지 흠을 잡으려면 잡을만한 것도 있을 것. 하지만 그 일은 평론가나 영화 감독들에게 맡겨두자.) 그것이 바로 인크레더블이 더 인크레더블해진 포인트이다. 그러니 이 인크레더블은 애니메이션이지만 그간 개방했던 어떤 액션 영화의 호쾌함과 스릴에 뒤지지 않을만큼 맛깔나게 액션씬을 뽑아냈다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물론 실사 영화가 이만한 액션을 뽑아낼 수 있다면 그것이 더 훌륭할 것이고, 실제로 그렇게 뽑아낸 작품들이 전세계를 점령하고 있다. ex)어벤져스...)


그것 외에 영화 외적으로 배울만한 것은 찾지는 못했다. 벌써 네이버 영화 댓글란에는 인크레더블3의 개봉을 바라는 사람들이 꽤나 보인다. 나는? 인크레더블3의 개봉을 손꼽아 바라지는 않지만, 만약 개봉을 한다면 언젠가는 꼭 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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