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잭맨(장발장), 앤 해서웨이(판틴), 아만다 사이프리드(코제트), 러셀 크로우(자베르)
주연의 레미제라블...
뮤지컬 영화라고 하면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가 떠오른다.
사람을 죽이고 그걸로 파이를 만들어파는 끔찍한 이야기. 팀버튼과 조니뎁이 합작하여 만든 그 영화는 끔찍하면서도 기괴하고 그럼에도 재밌는 영화라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항상 안개가 깔린다는 회색빛 도시 영국의 느낌을 잘 살리면서 이발사가 사람을 죽일때 선홍빛으로 물들던 그 화면이 사진처럼 머릿속에 남아있다.
이번 영화는 뭐랄까.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지루함 반, 재미 반이었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지루했던 장면은 판틴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독창(?)장면이었고, 가장 재밌었던 장면은 자베르가 마지막에 독창(?)하며 다리 아래로 몸을 던지는 장면이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매력적인 사람은 자베르 경감이다. 스스로 말하길 죄수들 사이에서 비천하게 태어나 고생을 하며 자란 그는, 사람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신조를 바탕으로 십년을 넘게 장발장을 쫓아다닌다. 시장이 된 장발장을 의심한 그는 상부에 신원조회를 의뢰하고 그 결과가 자신의 생각과 다르자 시장에게 자신을 벌해달라고 한다. 어디서 많이 본 장면이 아닌가? 사극에서 봤던 장면과 너무도 닮았다. 임금을 의심한죄로 자신을 벌해달라고 말하는 신하들의 모습과 자베르 경감의 모습이 겹친다. 사극이야 임금과 신하의 관계라지만 시장과 경감의 관계는 그에 비할바가 안되는바 자베르 경감이 법을 어떻게 생각하며 살아가는지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자베르 경감의 영혼에 죽음을 선사한 장발장. 장발장은 자베르 경감에게 복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지만 그를 풀어주고 만다. 자베르 경감은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자신의 큰 신념이 무너지자 주저없이 다리아래로 몸을 던져 목숨을 끊는다. 이 얼마나 아름다우면서도 가슴이 아픈 장면인가.
예전에는 주인공을 못살게 굴면 모두 악당이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주인공을 못살게 구는 사람도 그들만의 삶이 있고 그들만의 철학이 있다는 것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여관을 운영하며 손님을 등쳐먹던 두 부부에게도 그들만의 삶은 존재하는 것이다. 물론 그것이 옳으냐 그르냐는 우리들 개개인이 판단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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