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124]결혼전야

 

  오랜만에 하는 포스팅. 오랜만에 본 영화.

  사랑, 연애, 결혼은 인류에게 끊이지 않는 화제거리이며, 마르지 않는 샘물이다. 어찌됐건 4커플의 좌충우돌 결혼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결국, 1커플을 제외한 3커플이 결혼에 골인하면서 끝을 맺는다. 여기서는 그 1커플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영화나 소설 속에서 연애를 오래한 커플은 항상 좋지 않은 결말을 맞는다. 이 영화도 예외는 아니다. 7년을 만난 커플, 옥택연-이연희. 이연희는 결혼전 마지막 대회에 도전해 보기 위해 떠난 제주도에서 주지훈을 만난다. 그 결과는? 7년을 만난 남자친구와 결혼식 전날 파혼하고, 3일 만난 주지훈에게로 떠나는 이연희... 나 또한 오래된 연인을 둔 입장에서 이러한 상황은 물음표가 가득할 수 밖에 없다. 영화,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뻔한 시나리오. 오래된 연인은 그 오래되고 익숙함에 지쳐 결국은 진정한 사랑을 찾아 떠난다는 이야기. 과연 그 3일이 7년이라는 세월의 무게를 이겨낼 수 있는 것인지. 나로서는 아직 이해가 안된다.

 

  -감독 홍지영

  -출연 김강우, 김효진, 이연희, 옥태연, 마동석, 구잘 투르수노바, 이희준, 고준희, 주지훈

 

  사람들과 이야기하다보면 오래된 연인들에 대해 좋지 않은 생각을 갖고 있는 걸 흔히 찾을 수 있다. 오래되면 설레임이 준다는 둥, 친구 같다는 둥, 더 오래되기 전에 결혼을 해야한다는 둥. 물론 오래된 연인이 갓 연애를 시작한 연인과 같은 순 없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사람이 변하는 것이 자연스럽듯이 연애의 모습이 변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것이다. 오래된 연인들의 사랑은 시간의 흐름과 같이 발전했고 오래된 세월 앞에서 그들의 인연을 이어옴으로써 그것이 틀리지 않은 것임을 증명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들의 사랑이 발전하지 않았다면 7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기 전에 헤어졌을테니까.

 

  오래된 연인이라는 소재는 영화나 소설에서 사용하기 쉬운 소재다. 어찌됐건 화제거리를 만들어야하는 작가들의 입장에서 가장 손쉽게 빌려쓸 수 있는 소재. 몇몇 사람들의 공감을 이용하여 대중들에게 오래된 연인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씌워버린다. 이러한 상황을 계속 접한 사람들은, 본인이 직접 오래 사귀어보지도 않은 채 이런 이야기를 한다. "오래된 연인은 좋지 않단 말이야." 마치 자신들이 경험해본 것처럼.

 

  오래된 연인을 두는 것은 영화속처럼 나쁘지 않다. 처음처럼 콩닥콩닥하는 맛은 없지만 그 나름대로의 따뜻하고 포근한 맛이 있다. 주위에서 경험해보지도 않은채 좋지않다고 쉽게 이야기할만큼 가벼운 것이 아니다. 어찌됐건 오래됐다는 건, 연인들이 그간의 시간들을 잘 헤쳐왔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분. 오래된 연인은 그리 나쁘지 않답니다. 속지 마세요. 그리고 오래 연애해보세요. 첫 사랑의 설레임과는 분명히 다른 따뜻하고 포근한 감정이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