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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물들다/막눈이 영화광

[140412]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The Place Beyond the Pines,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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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시간이 훌쩍 넘어가는 러닝 타임 동안 묘하게 집중할 수 있는 영화다. 영화 중반에 루크가 죽게 되면서 앞으로 이 영화를 어떻게 이어가려고 할까 했는데, 그 뒤에 이어지는 크로스의 번뇌와 출세를 다루고, 뒤에 이어지는 아들들의 이야기까지... 특별함 없이도 영화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 정도 이야기면 영화의 시간을 복잡하게 뒤꼬았으면 충분히 스릴 있게 영화를 만들 수도 있었을텐데, 이 영화는 그렇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의 순서대로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한다. 사건의 흐름을 알기 위해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담담하게 이어지는 이야기들을 보면서 삶과 인생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흔히 서양의 가족 관계가 거의 해체되었다는 말을 하지만, 이런 영화를 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전국을 떠돌던 떠돌이 라이더가 한 순간에 마을에 눌러앉게 되는가 하면, 검찰총장은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에도 아들이 살아있다고 이야기해달라고 한다. 어찌되었건 서양에서도 가족의 끈끈함은 이어져 오는가 보다. 이 이야기는 두 집안의 두 세대에 걸친 이야기라고 포스터에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3대에 걸친 이야기라고 본다.

 

 - 감독 : 데릭 시엔프랜스

- 주연 : 라이언 고슬링(루크), 브래들리 쿠퍼(에이버리 크로스), 에바 멘데스(로미나), 데인 드한(제임스), 에모리 코헨(AJ)


  본인의 입으로 "나는 아버지가 없어서 이렇게 망가졌기에, 아들에게는 그러한 삶을 주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루크. 그의 말대로 아버지가 없기에 엉망으로 인생을 살아온 그의 인생 또한 허망하게 끝맺는다. 그를 잇는 아들은 결국 아버지에 대해서 알게 되고, 결국 마을을 떠나게 된다.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마을에 눌러앉게 됨으로써 포기한 유랑하는 삶을 그의 아들이 이어가는 것이다.

 

  반대로 자신은 정치적이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크로스는 결국 출세의 길을 걷게 된다. 대법원 판사인 그의 아버지의 길처럼. 루크를 죽이고 나서 휘말리게 된 사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아버지의 조언을 따라 출세의 길을 걷게 되면서 소홀해진 아들과의 관계. 아들은 엇나가기 시작하지만 마지막 시상식의 무대에서 보듯이 남들이 보기에는 정상적인 아들일 것이다.

 

  이 영화를 완전히 이해했다고는 하지 못하겠다. 남자 냄새가 물씬 나는 이런 영화는 오랜만이고, 삶이란, 인생이란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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