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윤제균
-주연 : 황정민(덕수), 김윤진(영자), 오달수(달구), 정진영(덕수 아버지)
말 많은 국제시장. 일베가 어쩌구, 정치인들이 저쩌구 말이 많은 영화지만 그런 것을 모두 배제하고 영화를 봐도 꽤나 볼만한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이 영화의 제목은 Ode to my father. 'ode'는 누군가에게 부치는 시. 라는 뜻이라고 한다. 즉, 아버지에게 부치는 시, 우리 세대의 아버지들에게 바치는 영화 정도로 해석하면 되겠다.
줄거리를 자세히 늘어놓고 싶은 생각은 없다. 영화는 625전쟁을 온몸으로 겪고, 파독 광부로 고생하고, 월남전에 참전하며 힘들게 세상을 살아온 우리네 아버지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영화 속의 대사처럼 우리 세대는 좋은 시대에 태어났다. 취업이 안되어 고민이고,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니 어쩌니 하지만 그래도 먹고 사는데 크게 곤란함은 없는 시대 아닌가. (아예 없다고는 못하겠다. 굶어 죽는 사람들이 있다는 뉴스가 종종 보도되곤 하니까) 그런 아버지들의 힘겨운 삶을 보고 있노라면 그들의 삶을 이해해주는 것도 우리 후손 세대가 해야할 일 가운데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흔히는 노인들을 콘크리트 세대라고 하며,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며 치부해버릴 때도 많은데, 그들은 혹독한 세대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오며 생긴 자신만의 인생관, 세계관으로 뭉쳐있기 때문에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견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마치 꽃분이네 가게를 왜 팔지 않느냐고 성화인 자식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덕수의 속내처럼 말이다. 우리도 나이를 먹고 세상을 헤쳐나가다보면 그렇게 변할터. 그들의 견고함을 터부시하기보다는 그들의 삶을 그대로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생각이 더 필요한 것은 아닐까.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아무래도 이산가족 상봉 장면이다. 영화에 보여지는 장면이 실제로 KBS에서 방송되었던 장면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이별의 아픔을 겪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족임을 확인하는 그 장면에서 정말 오랜만에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 찔끔을 넘어서 눈물이 주루룩 났다. 오히려 황정민과 끝순이가 상봉하는 장면은 영화임을 알았기에 감동은 덜했지만, 그 전에 나왔던 사람들의 방송 장면에는 실제로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분단 가족의 아픔이 생생하게 전해져왔다.
영화의 마지막은 거실에서 즐겁게 놀고 있는 가족들과 한쪽방에서 힘든 세월을 살아왔음을 아버지에게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리는 황정민의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그 힘든 세월을 고독히, 묵묵히, 치열히 살아온 우리네 아버지, 할아버지들에게 정말 진심으로 감사했고, 고생하셨다는 말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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