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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물들다/내맘대로 책 읽기

피와 전쟁으로 얼룩진 20세기를 돌아보며, 유시민 「거꾸로 읽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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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20세기에 일어났던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14가지 테마로 묶고, 그 일이 일어난 배경과 사건의 얼개를 간단히 요약하여 전달하는 책이다. 저자 유시민도 초판 서문에 이와 같은 목적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 책은 단지 이러한 사람들로 하여금 현대 세계사에 대한 가벼운 흥미를 갖게 하고, 날마다 매스컴의 외신면을 장식하는 세계 각국의 여러 사건들에 대한 초보적인 이해력을 갖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중략) 필자가 전문가가 아닌 만큼 이 책의 내용은 거의 100% 요약, 발췌, 인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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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즉, 청년 유시민이 알고 있던 20세기 세계사의 흐름을 여러 가지 책을 읽고 정리한 요약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 소개된 14가지의 테마는 다음과 같고, 각각의 테마는 시대를 뒤흔들었던 중요한 사건이다.


 1. 드레퓌스사건-진실의 승리와 더불어 영원한 이름 → 진실을 향한 민중들의 열망, 20세기의 시작

 2. 피의 일요일-혁명과 전쟁의 시대가 열리다 → 러시아 사회주의 운동의 시작

 3. 사라예보 사건-총알 하나가 세계를 불사르다 → 1차 세계대전의 발발

 4. 러시아 10월 혁명-세계를 뒤흔든 붉은 깃발 → 러시아 사회주의 운동의 완성, 10월 혁명

 5. 대공황-보이지 않는 손의 파산 → 보이지 않는 손의 몰락, 케인즈 경제론의 대두

 6. 대장정-중화인민공화국을 낳은 현대의 신화 → 현대판 삼국지, 중국을 통일한 모택동 신화

 7. 아돌프 히틀러-벌거벗은 현대 자본주의의 얼굴 → 2차 세계대전의 발발

 8. 거부하는 팔레스타인-피와 눈물이 흐르는 수난의 땅 → 귀환을 핑계 삼은 유태인의 팔레스타인 침공

 9. 미완의 혁명 4.19-자유의 비결은 용기일 뿐이다 →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태동, 4.19는 현재 진형형

10. 베트남 전쟁-골리앗을 구원한 현대의 다윗 → 군사 대국 미국을 물리친 작은 나라

11. 검은 이카루스, 말콤 X-번영의 뒷골목 할렘의 암울한 미래 → 미국의 인종차별, 흑인의 인권 운동

12. 일본의 역사왜곡-일본제국주의 부활 행진곡 → 아직도 제국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일본의 행보

13. 핵과 인간-해방된 자연의 힘이 인간을 역습하다 → 소련과 미국의 경쟁적 군비경쟁을 통한 핵무장의 결과는?

14. 20세기의 종언, 독일 통일-통일된 나라 분열된 사회→ 사회주의의 몰락. 우리가 나아갈 길은?




거꾸로 읽는 세계사」 유시민, 3판 21쇄 2011년 1월 10일



역사는 끊임없는 싸움이며, 20세기는 전쟁의 역사이다.


  역사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로 역사란 '인류 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 또는 그 기록'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보자면 인류의 역사는 끊임없는 싸움의 기록이라는 생각이 든다. 진실을 감추려는 자와 진실을 밝히려는 자의 싸움(드레퓌스 사건), 권력자와 민중의 싸움(사회주의 운동), 국가간 싸움(세계대전), 이념의 싸움(동서 냉전체제), 인종의 싸움(백인과 흑인 갈등) 등 이 책에 서술된 흐름을 대강 보기만 하더라도, 서로 다른 둘 이상의 주체들이 끊임없이 싸워왔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들의 싸운 이유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일 것이다.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소유할 것인가? 얼마만큼 소유하고 얼마만큼 분배할 것인가? 누구까지 그것을 허용할 것인가? 등을 놓고 수많은 사람들이 싸웠고, 그 과정에서 20세기는 크고 작은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내 주변의 사람이 사고로 목숨을 잃더라도 그 상실감은 이루 말 할 수 없는데, 크고 작은 전쟁 속에서 희생된 수백, 수천만명에 이르는 사람들과 그 가족들의 고통이 어땠을지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20세기는 가히 전쟁의 역사라고 할 만하다.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이 전세계를 피로 물들였고, 한 국가 안에서 권력을 잡기 위한 내전도 끊이질 않았으며, 이념이 다른 두 집단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시대다. 비록 지금은 사회주의 국가들이 전세계적으로 몰락하면서 한 때 전세계를 떨게 했던 냉전의 시대는 종식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전쟁과 싸움이 끝났는가? 물론 그렇지 않다.

  


전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무척 애석한 것은 이러한 전쟁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지금 유럽은 연일 터지는 테러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그 원인으로 서구 열강 세력과 이슬람 세력의 갈등을 꼽고 있다. 시리아는 내전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터키는 독재자에 대해 군벌이 쿠테타를 일으켰으나 실패하고, 숙청의 피바람이 예상된다는 뉴스가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또한 북한은 아직도 핵무기를 포기하지 못하고 핵무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때때로 동해안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며 전세계 앞에서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유례가 없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지만, 가진 자와 못 가진자의 격차가 커지고,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국가 안에서 맞붙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의문이 하나 든다. 수많은 피와 전쟁을 치뤘던 20세기의 싸움은 결국 누구를 위한 것이었으며, 그 암흑의 시대를 빠져나온 인류가 얻은 교훈은 과연 무엇일까? 어느 누구도 이 질문에 쉽게 대답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들에게 다가올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평화로운듯 보이지만 아직도 지구 상에 전쟁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고, 강대국 군사기지에 쌓여있는 핵탄두 몇 발이면 인류가 절멸할 수도 있는 핵전쟁이 펼쳐질 수 있는만큼, 언제 갑자기 세계 대전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그만큼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는 건 쉽지 않다.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이러한 피의 역사를 통해 배운 것을 되새기고, 이러한 실수와 과오의 역사에서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하고 준비하는 것일테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도시를 점령한 탱크 부대


▲핵탄두의 위협이 도사리는 우리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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