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서울대학교 의과 대학 재활 의학 교실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정선근 교수가 허리디스크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류의 의학 서적이라면 아무래도 저자가 해당 분야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 사람인지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저자 정선근은 누구인가?
책에 나와 있는 저자에 관한 설명을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서울 대학교 의과 대학 재활 의학 교실 주임 교수. 서울 대학교 의과 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단국 대학교 의과 대학 조교수, 미국 시카고 노스웨스턴 대학교 및 시카고 재활 센터 교환 교수를 역임했으며, 1997년 이후 서울 대학교 의과 대학 재활 의학 교실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대한 신경 근골격 초음파 학회 총무 위원장, 대한 임상 통증 학회 이사장이다. 그리고 미국 재활 의학회지 상임 편집 위원으로 아시아 대표 자격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 외에도 대한 재활 의학회 국제 교류 위원회 위원이자 용어 위원회 위원, 편집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한 스포츠 의학 연구회 이사 겸 회장이기도 하다. 요통, 경부통, 척추 디스크, 오십견, 관절 통증 등을 중심으로 임상 치료와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줄기 세포를 이용한 근골격계 재생 연구, 디스크 질환에 대한 운동과 자세 연구, 근감소증 치료 연구 등을 통해 재활 의학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디스크는 수술하지 않아도 자연치유가 되는 질병이다.
정선근 교수가 이 책을 통해서 하고 싶은 말을 바로 이것이다. 98%의 요통은 수술 없이 완치될 수 있다는 것. 섣부른 수술로 몸에 칼을 대기보다는 올바른 자세와 허리를 단련하는 운동을 통해 디스크가 자연치유 되도록 몸의 습관을 잘 갖추자는 것이다. 자신의 이러한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저자는 그동안 자신이 치료했던 환자들의 경우를 MRI 등 의학 자료들을 보여주면서 차분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디스크란 척추 뼈와 척추 뼈 사이에 들어있는 충격 완화 장치라고 이야기한다. 이것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허리를 굽히거나 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디스크는 디스크의 바깥 부분인 종판, 중앙의 핵인 수핵, 종판과 수핵 사이에 있는 섬유륜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저자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디스크를 앙금이 들어있는 찹살떡이라고 생각하라고 한다. 우리가 찹살떡에 과도한 압력을 가하면 앙금이 바깥으로 튀어나오는 것처럼, 허리에 과도한 압력이 가해지면 디스크가 터지면서, 종판이든, 수핵이든, 섬유륜이든 바깥으로 튀어나오고 그것이 시신경을 압박하면 그것이 통증으로 연결되는 허리디스크가 발병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디스크의 발병 원인으로는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허리를 삐끗하는 것과 함께, 몸을 꼬며 운동하는 골프, 소파에 장시간 기대어 읽는 독서 습관, 심지어 지우개를 줍기 위해 허리를 굽히는 동작도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즉, 요약하자면 평소의 잘못된 자세와 습관으로 디스크가 약해진 상태라면 아주 하찮은 이유로도 허리디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허리디스크로 인해 대소변 장애를 겪거나, 하반신이 마비가 오는 정도의 중증 현상이 아니라면 수술을 권하지 않는다. 허리디스크 수술을 하지 않아도, 바른 자세만 잘 유지해준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소멸되고 회복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바른 생활 습관과 올바른 방법으로 운동했을 때 극심한 통증이 사라지는데 3개월, 디스크가 회복되는데 1년에서 2년 정도를 그 기한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허리디스크가 왔을 때, 병원에서 주사를 맞거나 약을 처방받는 건 통증을 줄이기 위한 것이지, 그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며, 주사나 약을 통해 통증을 줄이는 과정에서 생활 습관을 바로 잡는 것이야 말로 디스크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바른 자세의 중요성과 맥켄지 신전 운동
위에서 살펴본대로 디스크란 척추 뼈와 척추 뼈 사이의 압력으로 인해 디스크를 이루고 있는 물질들이 터지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디스크를 예방하려면 우리는 어떤 습관과 자세를 가져야 할까? 저자는 이와 관련해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일상 생활을 하면서 보통 허리를 굽히는 자세를 많이 취한다. 물건을 집기 위해서라든지, 윗몸 일으키기라든지, 스트레칭이라던지 대부분의 동작이 허리를 굽히는 동작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디스크의 앞쪽이 압력을 받음으로써 디스크의 뒤쪽이 터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디스크 환자에게 몸을 굽히는 운동을 하지 말라고 한다. 윗몸 일으키기, 몸 앞으로 굽혀 스트레칭하기, 윌리엄스 운동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운동들은 몸을 앞으로 굽히는 과정에서 디스크에게 더 압력을 가하게 되고, 오히려 몸을 망치는 운동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몸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이러한 운동들은 허리 근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우리가 일상 생활을 하면서 허리를 C자 모양으로 꼿꼿하게 세우는 것과 허리를 뒤쪽으로 펴는 스트레칭 운동을 강조한다.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는 것이야 다들 아는 내용일테고, 허리를 뒤로 펴는 스트레칭은 맥켄지 신전 운동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자세한 운동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발을 어깨 너비보다 좀 넓게 벌리고 양손을 허리에 댄다.
2. 코로 숨을 들이쉬면서 허리를 뒤로 젖힌다.
3. 젖힌 자세에서 숨을 참고 5~10초간 유지한다.
4. 입으로 숨을 내뱉으면서 바로 선다.
글로 써놓으니 어렵지만 쉽게 말해서 우리가 허리를 굽혀서 일을 하다가 쉬는 시간에 허리를 뒤로 쭈욱 펴면서 스트레칭을 하는 그 운동을 말한다. 이해가 잘 가지 않는 사람은 맥켄지 신전 운동에 대해서 검색을 하면 더 많은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 운동을 적어도 15~20분에 한 번씩은 해줄 것을 권하고 있다. 이를 통해 디스크에 가해진 압력을 분산시키고 건강한 허리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기타 몇 가지 운동 방법을 더 설명하지만, 핵심적인 내용은 몸을 뒤로 젖히는 스트레칭 운동을 많이 하라는 것이다. 더 자세한 운동 방법이 궁금하면 직접 책을 참고하길 바란다.
자가 치료와 병원 치료의 병행이 필수가 아닐까.
정선근 교수의 이러한 디스크에 대한 처방은 많은 허리디스크 환자들에게 환영 받을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몸의 기둥이자 중심인 허리에 섣불리 칼을 대는 것보다는 바른 자세와 운동 등 자가치료를 통해 완치할 수 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말만 믿고, 치료를 소홀히 하거나 디스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는 더 큰 병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드는 것도 사실이다. 책의 내용을 맹신하기보다는 병원 치료와 함께 병행하면서 다방면에서 치료 받는 것이 제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술에 물들다 > 내맘대로 책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읽고... (0) | 2016.08.23 |
---|---|
문학입문서 추천, 김형수의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 (0) | 2016.08.16 |
세계 3대 추리 소설, 엘러리 퀸의 「Y의 비극」 (0) | 2016.08.14 |
부패한 언론의 민낯, 하인리히 뵐의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0) | 2016.08.10 |
피와 전쟁으로 얼룩진 20세기를 돌아보며, 유시민 「거꾸로 읽는 세계사」 (0) | 2016.08.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