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의 "유산"은 원고지 50~60매짜리 짧은 소설이다. 오늘날 단편의 기준인 80매보다도 더 적은 양이다. 하지만 이 소설 안에서 담고 있는 소설의 구조는 한 번 눈여겨 볼만하다.
-소설의 구조-
1. 크랜든(남편)은 안젤라(아내)의 교통사고로 인한 죽음으로 그녀의 유산을 나눠주기 위해 아내의 응접실에 있다.
2. 그녀는 마치 죽음을 예상이라도 한듯이 자신의 물건에 유산을 받을 사람의 이름을 적어두었다.(그녀의 죽음이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는 복선1)
3. 씨시 밀러(아내의 비서)는 크랜든의 부름을 받고 응접실로 와 그녀의 브로치를 받아간다. 그러면서 그녀는 미안하다고 말한다. (그녀의 죽음에 관한 복선2)
4. 크랜든은 그런 그녀를 보고 혹시 자신을 흠모하는 건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진다. (크랜든의 성격이 드러남, 1.그녀의 죽음을 그다지 슬퍼하지 않음 2.자기중심적인 사고)
5. 크랜든은 그녀가 남편 앞으로 남긴 일기를 읽기 시작함.
6. 일기의 초반은 남편과의 행복한 결혼 생활이 쓰여짐
7. 일기가 중반으로 갈수록 B.M.이라는 남자가 나오고, 안젤라와 단둘이 저녁을 먹는 등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을 알게 됨
8. 크랜든은 불안에 시달리며 일기를 모두 읽고 그녀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음을 알게 됨
9. 크랜든은 씨시 밀러에게 전화를 걸어 B.M.이 누구냐고 묻고, 그녀는 자신의 오빠라고 대답함.
-분석-
소설의 구조 자체가 복잡한 것은 아니다. 아내의 죽음 이후 남겨진 일기장을 보며 무슨 일이 있는지 되찾아가는 방식으로 소설이 나아간다. 단순한 플롯임에도 불구하고 울프는 곳곳에 설치한 복선, 남편의 캐릭터 형상화, 그녀의 일기를 통해 보여주는 결혼생활의 간접적 묘사 등을 통해 독자가 흥미를 가지고 소설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그녀의 일기를 읽어나가며, 일기의 내용과 크랜든의 생각과 느낌이 겹쳐지는 의식의 흐름 기법을 소설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소설에서 눈여겨볼만한 장점은
1. 소설의 초반부에 무언가 심상치 않은 복선을 많이 설치한 것.
2. 일기를 읽어나가면서 행복했던 그들의 과거를 충분히 보여준 것. -> 이는 뒤쪽의 반전의 효과를 더 올려주는 역할을 한다.
3.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당황하고 불안한 크랜든의 내면을 잘 표현한 것
정도로 꼽을 수 있겠다.
'예술에 물들다 > 내맘대로 책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 헨리 단편, 「20년 후」 분석 (0) | 2017.02.02 |
---|---|
포크너 단편, 「에밀리에게 장미를」 분석 (0) | 2017.02.02 |
헤밍웨이 단편, 「살인자들」 분석 (0) | 2017.02.01 |
체호프 단편, 「상자 속의 사나이」 분석 (0) | 2017.02.01 |
체호프 단편, 「학생」 분석 (0) | 2017.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