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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물들다/내맘대로 책 읽기

오 헨리 단편, 「20년 후」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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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짧막한 소설의 줄거리는 아주 단순하다. 18세와 20세에 헤어진 두 친구는 20년이 지나, 어느 한 음식점에서 다시 만나기로 한다. 18세에 미국 서부로 떠난 친구는 많은 돈을 벌어서, 속된말로 성공해서 그 음식점을 찾아온다. 만나기로 한 시간은 밤 10시. 그는 어둠 속에서 친구를 기다리는데, 순찰을 돌던 경찰과 그들의 약속에 대해 이야기한다.

  경찰은 잠시 후 자리를 뜨는데, 약속 시간이 20분 지난 뒤에야 그는 친구를 만나게 된다. 어둠 속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던 친구의 얼굴은 사실, 밝은 곳에서 보게 되니 자신이 알던 친구가 아니엇다는 사실이었다.

  그 남자는 쪽지를 하나 건네는데, 거기에는 좀 전에 순찰을 하던 경찰이 그 친구였으며, 서부로 떠난 그 친구는 지명수배가 되어 있어서 자신이 직접 체포하지 못해 다른 사람을 보냈다는 내용으로 소설은 마무리된다.



1. 복선

  이 소설은 아주 짧지만, 군데군데 복선으로 인해 소설의 작은 요소들이 긴밀히 연결되고 있는 모습이다. 찾은 것만 살펴보자면,


  1. 시간 : 밤 10시로 설정되어 있어 친구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효과를 낸다.

  2. 그가 물고 있던 시가 : 시가에 불을 붙이기 위해 성냥을 켜는 순간 그의 얼굴을 확인하게 된다.

  3. 날씨 : 춥고 비가 내리는 날씨는, 약속시간에 나타난 남자가 긴 코트를 입고 얼굴까지 깃을 올리고 있는 것을 자연스럽게 만들어준다.

  4. 대화 : 20년동안 매부리코가 들창코가 될 수는 없지! 라는 말에 10년동안 착한 사람이 악한 사람이 될 수는 있지! 라고 말하는 것. 이때는 친구의 편지가 공개되기 전이다.


  짧은 소설 안에서 이러한 것들을 효과적으로 연결시켜 완성도를 높였다. 결국 단편의 구성은 요소들을 서로 긴밀히 연결시키고, 그 안에 효과적인 클라이막스와 반전으로 마무리짓는게 독자들의 뇌리에 남는 좋은 소설인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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