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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물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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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12]윌리엄 셰익스피어-템페스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읽었다. 주인공 '푸로스퍼로'는 동생 '안토니오'의 계략에 말려들어 왕위를 빼앗긴다. 그리고 자신의 나라에서 쫓겨나 어느 외딴 무인도에 갖히게 된다. 그곳에서 정령을 부리는 마법을 익힌 '푸로스퍼로'는 나폴리의 왕 '알론소'가 항해하는 도중, 정령을 이용해 풍랑을 일으켜 배를 무인도에 난파시킨다. 가까스로 살아난 '알론소'와 그의 신하들에게 '푸로스퍼로'는 냉혹한 복수를 시작하는데.... 정도로 줄거리를 요약할 수 있을까? 셰익스피어. 너무도 유명한 사람이지만 사실상 그의 작품은 많이 읽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군대에 있을 때 '4대 비극'을 읽으면서 주인공이 비극을 당하고, 주변 인물들이 서로 배신하고 칼을 맞고 쓰러지는 내용을 많이 보아왔던 바, 이번 작품도 '푸로스퍼로..
[121028]레프 톨스토이-안나 카레니나1 안나 카레니나 1권 186p 고백에 실패한 후 고향으로 돌아온 레빈에 관한 표현 중ㅡ지금은 오직 이전의 자기보다 더 나은 자신이 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안나 카레니나 1권 269p 만약 우리네 남편들이 그런 얘길 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았을 거예요. 알렉세이알렉산드로비치는 내가 보기엔 멀쩡한 바보예요. 물론 이런 얘긴 큰 소리로 할 순 없지만 말예요...... 그렇잖아요. 이 말로서 모든 게 얼마나 확실해졌느냐 말예요? 그러니까 이전에 그분이 현명한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난 아무리 찾아보아도 그분의 현명한 점을 발견할수 없었기 때문에 나 자신을 바보라고 여기기도 했습니다만, 한번 작은 목소리로 그분은 바보다, 하고 말해보니 모든 게 단번에 확연해지지 않겠어요? 어때요, 그렇..
[120916]케빈에 대하여 (We Need to Talk About Kevin, 2011) 케빈에 대하여 "Kevin, Kevin, Oh my god Kevin!!" 내게 있어 케빈이라함은 크리스마스에 집에 홀로 남아 좀도둑들을 혼내주는 꼬마 악동이었다.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이제 케빈은 꼬마 악동에서 냉혹한 살인마로 변해버렸으니 내 아름다운 추억을 되돌릴 수는 없는 것인가ㅠ 영화를 조목조목 분석한 글은 다른 분들의 블로그에 많고, 나는 아무리 애를 써봤자 그분들의 수준에 한참 못미치니 그냥 영화를 본 감상을 짤막하게 적어보고자 한다. 케빈에 대하여, 영어 원제목 'We need to talk about kevin." 나는 외국영화는 일단 번역된 제목보다 원제목에 더 집중을 하는 편인데, 감독의 의도가 제목에 가장 잘 드러나리라는 생각때문이다. 원제목을 우리말로 옮겨보자면 ..
[120916]니코스 카잔차스키-그리스인 조르바 -나는 꽤 오랜 간 잠을 청하려고 애쓰며 생각했다. 내 인생은 한갓 낭비에 지나지 않는다. 걸레를 찾아 내가 배운 것, 내가 보고 들은 것을 깡그리 지우고 조르바라는 학교에 들어가서 저 위대한 진짜 알파벳을 배울 수 있다면…… 내 인생은 얼마나 다른 길로 들어설 것인가! 내 오관과 육신을 제대로 훈련시켜 인생을 즐기고 이해하게 된다면! -생각에 잠긴 채 나는 길을 따라갔다. 나는 인간의 고통에 따뜻하게, 그리고 가까이 밀착해 있는 이들을 존경했다. 오르탕스 부인이 그랬고, 과부가 그랬고, 슬픔을 씻으려고 바다에 용감하게 돌을 던진 창백한 파블리가 그랬고, 양의 목을 따듯이 과부의 생멱을 따라고 고함을 지르던 델리(카테리나)가 그랬고, 남들 앞에서는 울지도 말도 하지 않던 마브란도니가 그랬다. 나 혼자만 ..
[120912]김영하-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 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의 소설을 많이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그의 글은 뭐랄까.... 빠르다. 저돌적이다. 직선적이다. 라는 느낌이 든다. 내 즐겨찾기 작가 김연수와는 정반대의 문체와 스타일을 추구한다고나 할까. 그렇지만 김영하의 글은 그럼에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의 글은 경쾌하다. 한 장소에 한 시간에 오래 머무는 법이 없다. 쉴새없이 장면이 바뀌고 이야기는 끊임없이 이어진다. 김영하의 문장들을 읽으며 이곳저곳을 따라다니다보면 어느새 책은 마지막 장에 도달해있다. 어떻게 생각하면 이것이야말로 이야기의 본질이 아닌가 싶다. 언젠가 김영하가 이런 강연을 한 적이 있다.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난다.) 글을 잘 쓰려면 3가지가 있어야 한다. 첫째, 무언가 유익한 것. 둘째, 감동. 셋째, 재미...
[120909]김연수-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의 신작 장편,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것은 내 일이었다.) 왠지 어렵다는 느낌을 주는 그간의 그의 소설과는 다르게 이번 신작은 술술 읽히는 맛이 일품이다.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입양된 카밀라가 짐더미에서 나온 어렸을 적 사진 한장으로 인해 진남으로 엄마를 찾아가는 이야기. 그리고 드러나는 복잡한 사건의 내막들은 꽤나 흥미진진하다. 전작 원더보이에서 워낙 실망이 컸던 것인지, 이번 작품은 꽤 괜찮았다. 특별전을 포함해 총 4부로 구성된 작품은 카밀라, 정지은, 정지은의 친구들, 이희재의 시선으로 사건을 서술한다. 카밀라의 엄마찾기로 시작된 이 소설은 결국 엄마는 못 찾고 아빠를 찾으면서 끝이 난다. 하지만 책을 덮고 생각해보니 이 이야기의 중심은 카밀라가 아니라 타워크레인에 정지은..
[120902]칼레드 호세니이-연을 쫓는 아이 칼레드 호세니이의 장편소설. 연을 쫓는 아이.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며 영화화까지 된 대단한 작품이다. 그런데 나는 이 작품을 읽는 동안 머릿속에 계속 물음표(?)가 떠올랐다. 오랜 시간동안 전쟁으로 고생하는 아프가니스탄, 그곳을 침공한 소련과 미국, 그리고 냉전이 끝나고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 정권까지 드러난 역사적인 내용또한 그럴싸하다. 바바, 나힘칸(맞나?), 아미르, 하산, 알리, 아셰프를 비롯해 다양하게 등장하는 인물들, 그리고 반전이라고 할 수 있는 아미르와 하산의 이복형제 관계, 소랍을 학대하는 아셰프가 드러나는 장면을 보면 독자가 놀랄 수 있을만한 요소가 충분하다. 그런데 나는 왜 이 소설에 그렇게 집중하지 못했을까? 몰입이 되지 않았을까? 책을 덮고 잠시 생각하니..
[120828]살만 루슈디-한밤의 아이들 나는 누구-무엇인가? 내 대답은: 나는 나보다 앞서 일어났던 모든 일, 내가 겪고 보고 실천한 모든 일, 그리고 내가 당한 모든 일의 총합이다. 나는 이-세상에-존재함으로써 나에게 영향을 주거나 나의 영향을 받은 모든 사람이고 사건이다. 나는 내가 태어났기 때문에 일어난 모든 일이며 내가 죽은 뒤에도 나 때문에 일어날 모든 일이다. 그리고 이것은 특별히 나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모든 ‘나’가-즉 지금은-6억-명도-넘는-사람들 한 명 한 명이 모두-그렇게 다수를 포함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되풀이한다:나를 이해하려면 세계를 통째로 삼켜야 한다. 아홉 개뿐인 손가락, 뿔관자놀이, 삭발한 수도사 같은 머리, 얼룩덜룩한 얼굴, 붙장다리, 오이를 닮은 코, 거세된 아랫도리, 그리고 나이에 비해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