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에 물들다/내맘대로 책 읽기 (49) 썸네일형 리스트형 [120912]김영하-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 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의 소설을 많이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그의 글은 뭐랄까.... 빠르다. 저돌적이다. 직선적이다. 라는 느낌이 든다. 내 즐겨찾기 작가 김연수와는 정반대의 문체와 스타일을 추구한다고나 할까. 그렇지만 김영하의 글은 그럼에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의 글은 경쾌하다. 한 장소에 한 시간에 오래 머무는 법이 없다. 쉴새없이 장면이 바뀌고 이야기는 끊임없이 이어진다. 김영하의 문장들을 읽으며 이곳저곳을 따라다니다보면 어느새 책은 마지막 장에 도달해있다. 어떻게 생각하면 이것이야말로 이야기의 본질이 아닌가 싶다. 언젠가 김영하가 이런 강연을 한 적이 있다.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난다.) 글을 잘 쓰려면 3가지가 있어야 한다. 첫째, 무언가 유익한 것. 둘째, 감동. 셋째, 재미... [120909]김연수-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의 신작 장편,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것은 내 일이었다.) 왠지 어렵다는 느낌을 주는 그간의 그의 소설과는 다르게 이번 신작은 술술 읽히는 맛이 일품이다.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입양된 카밀라가 짐더미에서 나온 어렸을 적 사진 한장으로 인해 진남으로 엄마를 찾아가는 이야기. 그리고 드러나는 복잡한 사건의 내막들은 꽤나 흥미진진하다. 전작 원더보이에서 워낙 실망이 컸던 것인지, 이번 작품은 꽤 괜찮았다. 특별전을 포함해 총 4부로 구성된 작품은 카밀라, 정지은, 정지은의 친구들, 이희재의 시선으로 사건을 서술한다. 카밀라의 엄마찾기로 시작된 이 소설은 결국 엄마는 못 찾고 아빠를 찾으면서 끝이 난다. 하지만 책을 덮고 생각해보니 이 이야기의 중심은 카밀라가 아니라 타워크레인에 정지은.. [120902]칼레드 호세니이-연을 쫓는 아이 칼레드 호세니이의 장편소설. 연을 쫓는 아이.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며 영화화까지 된 대단한 작품이다. 그런데 나는 이 작품을 읽는 동안 머릿속에 계속 물음표(?)가 떠올랐다. 오랜 시간동안 전쟁으로 고생하는 아프가니스탄, 그곳을 침공한 소련과 미국, 그리고 냉전이 끝나고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 정권까지 드러난 역사적인 내용또한 그럴싸하다. 바바, 나힘칸(맞나?), 아미르, 하산, 알리, 아셰프를 비롯해 다양하게 등장하는 인물들, 그리고 반전이라고 할 수 있는 아미르와 하산의 이복형제 관계, 소랍을 학대하는 아셰프가 드러나는 장면을 보면 독자가 놀랄 수 있을만한 요소가 충분하다. 그런데 나는 왜 이 소설에 그렇게 집중하지 못했을까? 몰입이 되지 않았을까? 책을 덮고 잠시 생각하니.. [120828]살만 루슈디-한밤의 아이들 나는 누구-무엇인가? 내 대답은: 나는 나보다 앞서 일어났던 모든 일, 내가 겪고 보고 실천한 모든 일, 그리고 내가 당한 모든 일의 총합이다. 나는 이-세상에-존재함으로써 나에게 영향을 주거나 나의 영향을 받은 모든 사람이고 사건이다. 나는 내가 태어났기 때문에 일어난 모든 일이며 내가 죽은 뒤에도 나 때문에 일어날 모든 일이다. 그리고 이것은 특별히 나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모든 ‘나’가-즉 지금은-6억-명도-넘는-사람들 한 명 한 명이 모두-그렇게 다수를 포함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되풀이한다:나를 이해하려면 세계를 통째로 삼켜야 한다. 아홉 개뿐인 손가락, 뿔관자놀이, 삭발한 수도사 같은 머리, 얼룩덜룩한 얼굴, 붙장다리, 오이를 닮은 코, 거세된 아랫도리, 그리고 나이에 비해 너.. [120813]귀스타브 플로베르-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 나는 고전이라고 하면 일단 물음표(?)를 품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그 명성에 비해 막상 읽어보면 별로인 작품이 많기 때문인데, 이 작품을 읽기 시작하면서도 내 마음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했다. 책을 읽어가면서 역시나 지루하다고 생각했다.ㅠㅠ 1부를 읽으면서 느린 전개와 조금은 어려운 문장들을 읽으면서 역시 이 고전도 어렵구나. 나는 이해를 못하는구나. 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2부로 넘어가면서 이 책은 급속도로 재미지게 변한다.ㅋ 줄거리는 다들 아시다시피 다음과 같다. 간단히 말하자면 1. 샤를 보바리와 엠마가 결혼을 한다. 2. 엠마 보바리는 레옹과 로돌프와 바람이 난다. 3. 집안은 망하고 엠마와 보바리는 목숨을 잃는다. 자칫 뻔하기 쉬운 스토리를 플로베르는 지루하지.. [120812]강상중-고민하는 힘 나는 책을 좋은 책과 나쁜 책으로 나누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책이라는 것은 그 안에 담긴 자체적인 텍스트의 질도 중요하지만, 독자가 그 책을 읽고 있는 시점에서 갖고 있는 생각이나 처해있는 환경과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이루어져야만 그 책이 독자에게 좋은 책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읽었을 때는 별다른 감동을 못 느꼈던 책을 나중에 다시 읽어보았을 때 이전과 다른 큰 감동을 느끼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강상중의 '고민하는 힘'이라는 이 책은 나에게 그다지 좋은 책이 되지 못했다. 안철수가 의사와 백신엔지니어를 병행할 때 읽으면서 많은 도움을 주었던 것으로 유명한 이 책은 적어도 지금의 나에게 있어서는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했다. 생각해보자. 며칠밤을 세.. [120808]안철수-안철수의 생각 요즘 가장 HOT한 책. 안철수의 생각. 책이 나왔다는 소문은 익히 들었으나 좀 뜸을 들이다가 구입을 했다. 책을 받자마자 인쇄정보가 표시된 페이지를 봤더니 벌써 1판 49쇄...ㅋㅋ 정말 소문대로 어마어마하게 팔려나가고 있긴하구나. 크게 3부분으로 나뉘어 있는 이 책은 1부에서는 안철수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조금 하고, 2부에서는 자신이 생각하는 21세기의 키워드 '복지, 정의, 평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3부는 실제로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서 원인을 짚어보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책을 보기전에 워낙 이슈가 되었던 힐링캠프를 보아서인지, 책에서 하는 이야기가 방송에서 한 이야기와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가장 좋았던 부분은 바로 3부. 사회현안들에 대한 그의 생각들.. [120808]김연수-지지 않는다는 말 김연수의 두번째 산문집. 김연수라는 작가를 처음 만났던 순간이 생각난다. 그를 처음으로 만난 것은 군복무 시절이었다. 그 시절은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에게나 많은 변화를 주는 시절인데, 나 또한 22개월 동안 많은 변화를 겪었다. 물론 그 변화에는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겠지만, 가장 긍정적인 변화는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다. 그 동안 입시네, 대학생활이네 하며 멀리했던 책을 다시 접할 수 있도록 사사건건 나를 갈궈준 선임들에게 새삼 고마움을 느낀다. 말을 많이 하면 갈굼을 받는 공간에서 나는 책 속으로 도피했다. 그리고 그 곳에는 김연수라는 작가가 있었다. 2009년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가지 즐거움'은 당시에 나에게 있어서 '아, 이런 것이 바로 문학이구.. 이전 1 2 3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