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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물들다/내맘대로 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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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읽고...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에 대하여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이라는 개념으로 유명한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읽었다. 사실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은 2차 세계대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익숙한 개념일 것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생각할 능력을 잃은 개인은 큰 악을 저지를 수 있다.'는 말이다. 이게 무슨 말인고 하니, 사건의 개략적인 개요는 다음과 같다. 1960년 어느 날, 아르헨티나에서 50대 남성이 체포되어 예루살렘 법정으로 이송된다. 그 남자의 이름은 아돌프 아이히만. 바로 나치 독일에서 유대인을 학살하는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받는 자이다. 검사는 아이히만의 죄목을 정리하여 기소한다. 하지만 아이히만은 법정에서 자신은 단 한 사..
문학입문서 추천, 김형수의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 작가수업1,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 2016년 2월 29일 초판 5쇄. 이 책은 유시민 작가가 김연수 작가와의 대담에서 "소설 작법서를 추천해달라"는 독자의 요청에 언급한 세 가지 책 중 한 권이다. 또 다른 두 권은 김연수의 「소설가의 일」, 이태준의 「문장강화」이다. 「소설가의 일」은 예전에 읽어보았으니, 이 다음 읽을 책은 「문장강화」가 될 듯 싶다. 아무튼 이 책은 김형수 작가가 가지고 있는 문학에 대한 개념과 방법을 정리한 책인데, 그동안 강연을 다니면서 했던 내용을 책으로 묶은 것이라서 독자들에게 이야기를 건네는 말투와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분 부분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읽히는 편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책에서 말하는 문학이란 무엇일까? 인식의 도구들..
수술 없이 치료하는 허리디스크, 정선근의 「백년 허리」 이 책은 서울대학교 의과 대학 재활 의학 교실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정선근 교수가 허리디스크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류의 의학 서적이라면 아무래도 저자가 해당 분야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 사람인지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저자 정선근은 누구인가? 책에 나와 있는 저자에 관한 설명을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서울 대학교 의과 대학 재활 의학 교실 주임 교수. 서울 대학교 의과 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단국 대학교 의과 대학 조교수, 미국 시카고 노스웨스턴 대학교 및 시카고 재활 센터 교환 교수를 역임했으며, 1997년 이후 서울 대학교 의과 대학 재활 의학 교실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대한 신경 근골격 초음파 학회 총무 ..
세계 3대 추리 소설, 엘러리 퀸의 「Y의 비극」 세계 3대 추리 소설 가운데 하나, 비극 4부작 중 두 번째 작품. 엘러리 퀸의 추리 소설, 「Y의 비극」(The Tragedy of Y)을 읽었다. 이 책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과 함께 세계 3대 추리 소설로 꼽히는 작품이라고 한다. 굳이 읽으려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우연히도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읽었기에 다음 작품은 「환상의 여인」을 한 번 읽어봐야 할 것 같다. 또한 이 책은 엘러리 퀸의 소설 중 '드루리 레인'이라는 은퇴한 연극 배우가 나오는 추리 소설 4부작 가운데 2번째 작품이다. 엘러리 퀸이 불과 2년 사이에 써낸 4편의 장편 추리 소설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첫번째 작품은 「X의 비극 The Tragedy of X」 (1932년..
부패한 언론의 민낯, 하인리히 뵐의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하인리히 뵐, 1판 7쇄 2009년 8월 11일 하인리히 뵐의 이 소설은 꽤나 유명하다. 책의 말미에 실린 작품 해설에 따르면 "이 작품은 출간되자마자 세간의 주목을 받아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교재로도 자주 선정되었고,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의 작품들 중 읽어서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작품이 무엇인가라는 설문에 가장 많이 언급되었다."고 한다. 소설이란 장르에 관심이 있다면 책을 읽지 않았어도 줄거리는 대충 알고 있을 것이다. 주위의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판을 받고 있는 평범한 가사관리사 '카타리나 블룸'은 카니발을 앞둔 어느날 밤 파티에서 만난 남자 '루트비히 괴텐'을 숨겨주었다는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다. 그 경찰 심문에서 '카타리나'는 '괴텐'..
피와 전쟁으로 얼룩진 20세기를 돌아보며, 유시민 「거꾸로 읽는 세계사」 이 책은 20세기에 일어났던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14가지 테마로 묶고, 그 일이 일어난 배경과 사건의 얼개를 간단히 요약하여 전달하는 책이다. 저자 유시민도 초판 서문에 이와 같은 목적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 책은 단지 이러한 사람들로 하여금 현대 세계사에 대한 가벼운 흥미를 갖게 하고, 날마다 매스컴의 외신면을 장식하는 세계 각국의 여러 사건들에 대한 초보적인 이해력을 갖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중략) 필자가 전문가가 아닌 만큼 이 책의 내용은 거의 100% 요약, 발췌, 인용이다. -9P 즉, 청년 유시민이 알고 있던 20세기 세계사의 흐름을 여러 가지 책을 읽고 정리한 요약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 소개된 14가지의 테마는 다음과 같고, 각각의 테마는 시대를 뒤흔들었던 중요한 사..
인디언 섬의 미스테리 살인사건, 그 충격적인 전말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아래 글은 심각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니 원치 않으면 뒤로가기 버튼을 눌러주세요] 인디언 섬에 초대된 10명의 사람들 서로 얼굴도 모르는 생면부지의 10명이 인디언 섬이 초대된다. 그들의 공통점은 지금껏 살아오면서 누군가를 죽였거나, 누군가의 죽음에 책임이 있음에도 그것을 방조했다는 점. 그리고 그로 인한 법적인 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들은 자신의 죄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죄를 숨기며 살았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게 된 범인은 이들을 인디언 섬으로 불러모은다. 범인은 어릴적부터 유명했던 동요의 노랫말 가사에 따라 이들을 하나씩 살해한다. 열 명의 인디언 소년이 식사를 하러 밖으로 나갔다. 한 명이 목이 막혀 죽어서 아홉 명이 되었다. 한 명이 늦잠을 자서 여덟 명이 되었다. 한 명이..
앵무새를 죽이지 않는 날은 올 것인가? 편견과 맞선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Harper Lee)가 만든 거대한 세계 「앵무새 죽이기(To kill a mocking-bird)」는 책과 문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한 번 쯤은 들어봤음직한 책이다. 이 위대한 소설은 1960년 출간되자마자 미국 전역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으며 1년 후인 1961년 무명의 작가에게 퓰리처 상을 안겨주었다. 또한 1962년에는 그 해의 최고 베스트셀러 상을 받았고, 하퍼 리는 평생동안 이 작품 하나만 쓰고 은둔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 이유로는 첫 작품이 너무나 큰 사랑을 받았고, 그 후에 쓴 작품들이 도저히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2015년 파수꾼이라는 두 번째 장편소설을 출간했고, 2016년 2월 작고했다.) 이야기는 미국 대륙의 남부 앨라배마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