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에 물들다/내맘대로 책 읽기 (49) 썸네일형 리스트형 [120715]김연수-가면을 가리키며 걷기 드디어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를 다 읽었다. 화요일에 빌려서 하루 이틀 안 읽은 것 같으니 약 4일만에 다 읽은 셈인가? 사실 이 작품은 지금의 김연수를 만들어 주었다는 '굳빠이이상'보다도 훨씬 더 읽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그의 등단작이기 때문이다. 김연수처럼 글을 잘 쓰는 작가는 과연 23살에 어떤 작품을 써서 등단을 했을까?라는 원초적인 궁금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글을 다 읽은 지금 너무 혼란스럽다.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겠다. 아니, 전체적으로 국민들의 의식을 조종하려고 하는 세력들과 그에 맞서는 주인공(맞선다기보다 끌려다니는)을 통해서 다양한 이념의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각종 전문적인 견해들을 늘어놓는 이 소설은... 정말 23살이 쓴 소설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라고 하기.. [120229]무라카미 하루키-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무라카미 하루키. 이웃나라 일본의 대표적인 작가 중 한 명이다. 하루키의 소설을 읽어보진 않았더라도 그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전세계적으로 너무나 유명한 '상실의 시대'(원제:노르웨이의 숲)와 최근 엄청난 열풍을 불러온 '1Q84'까지. 이미 하루키는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너무도 친숙한 작가가 되어버렸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나는 하루키의 소설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그의 모든 작품을 찾아가며 읽진 않는다. 하지만 어디선가 그의 이름이 적힌 책들을 발견하게 되면 나는 일단 멈춰선다. 그리고 그 책을 앞뒤로 훑어보다가 대여를 하든, 구매를 하든, 결국은 읽게 되는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고유명사는 그런 의미이다. 의심치 않고 믿고 읽을 수 있는 그런 의미. .. [120224]남인숙-어쨌거나 남자는 필요하다 같은 듯 하면서도 너무나 다른 남녀. 그들을 코믹하게 비교하는 tvN의 '남녀탐구생활'이 히트를 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남자와 여자가 서로 다르다는 사실과 그 차이점을 우리들이 생각보다 잘 모르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나 들어봤을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을 필두로 각종 포털사이트에 심심찮게 올라오는 남녀를 비교하는 글들. 남자로서 여자를 안다는 것, 여자로서 남자를 안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이 책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작가가 지어낸 에피소드와 그 에피소드를 통해 남자를 설명하는 구조로 이루어진 이 책은 일단 가볍다. 어렵고 심오한 내용이 없어서 술술 읽히는 맛이 있다. 그래서일까. 만들어진 에피소드들이 너무 단순하고 그걸 설명하는 저자의 말도 공.. [120219]헤르만 헤세-수레바퀴 아래서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을 통해서 처음 만나게 됐다. 어린 아이였던 데미안이 성장하면서 겪는 내면의 고독과 갈등들이 상당히 인상 깊게 다가왔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나는 데미안을 100% 이해하지는 못했는데, 그 이유는 물론 독해력과 문학적 소양의 부족 및 삶의 내공이 덜 쌓였기 때문이겠다. 하지만 나는 지금도 그 절반의 잘못을 조악한 번역가의 탓으로 돌리곤 한다. 이러한 무책임한 책임 전가를 이번에도 좀 해야만 하겠다. 내가 읽은 이 책은 1993년에 초판을 찍고 2001년에 중판 14쇄로 나온 책이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집중도 잘 되지 않고 무엇보다 명확하지 않은 표현들 때문에 책을 이해하는데 애를 먹었다. 나는 몇번이나 책을 손에서 놓았다가 다시 잡아가면서 읽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표현들. '한스는 밀크.. [120212]기욤 뮈소-종이여자 -제발 괴로움을 핑계 삼아 자기 연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짓 좀 그만둘 수 없어요? 당신 스스로 무기력의 사슬을 끊지 못하면 패배의 구렁텅이에서 영영 벗어날 수 없게 돼요. 하긴 새롭게 용기를 내는 것보다 서서히 자신을 파괴해가는 게 훨씬 쉬운 일이긴 하겠죠. -장 폴 사르트르의 움베르토 에코의 , 볼테르의 -글쓰기는 금욕주의적인 생활을 요구한다. 하루에 네 페이지씩 글을 쓰려면 나는 하루에 꼬박 열다섯 시간을 책상 앞에 앉아 있어야 했다. 창작의 마술이나 나만의 비밀, 창작 비법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세상과 접촉을 단절한 채 커피를 충분히 비축해 놓고 클래식 음악이나 재즈 음악이 흘러나오는 헤드폰을 귀에 꽂고,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는 방법밖에 없다. -그날 밤, 나는 잠을 이루지 .. [120207]박현욱-아내가 결혼했다 제2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아내가 결혼했다. 이 책은 파격적인 소재라는 소문으로 유명한 책이다. 하긴 그럴법도 하다. 비독점 다자연애를 주장하는 아내. 그리고 당당하게 드러내고 하는 두 집 살림. 그리고 아내의 옆에서 서서히 물들어가는 주인공의 연애관, 결혼관. 읽는 내내 어이가 없다ㅋ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말이 공공연할 정도로 결혼에 대한 환상이 사라진 오늘날, 그 모든 것을 다 감수하고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두 집 살이를 자처하는 아내의 모습이라니. 현실에서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으려나 모르겠지만 행여나 몇 십년 후라면 이런 사람들이 조금씩은 생겨나지 않을까 싶다. 몇 십년 전의 사람들은 오늘날 우리가 이렇게 살거라고 예상이나 했겠는가 말이다ㅋ 작가는 결국 사회나 제도라는 것은 사람들끼.. [120115]김연수-청춘의 문장들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그 책!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 '작가의 젊은날을 사로잡은 한 문장을 찾아서'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김연수라는 작가가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생각하는 책이다. 김연수 소설을 접해본 사람들은 일반적인 수준의 (나처럼 평범한) 독자라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첫째, 어렵다. 둘째, 그렇지만 뭔가 있어보인다. 이 책을 읽고나면 있어보이는 뭔가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바로 표지에 적혀 있는대로 '문장들'이다. 김연수 작가의 소설은 어렵긴 하지만 문장이 아름답다는 평이 주도적이다. 그런 김연수 작가가 어려움을 쏙 빼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대중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가는데에는 이 책의 공로가 컸다. 독자들은 책을 읽으면서 작가 이전의 삶을 살았.. [120108]김영하 - 검은 꽃 -어린 진우는 아비와 어미보다는 훨씬 현실적이었다. 그리고 울증에서 벗어날 때면 조증이 찾아오곤 했는데, 지금이 바로 그때였다. 까짓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부모들이 뭘 저렇게 심각하게 생각할까 싶었다. 일을 하든 무엇을 하든 살아남아야 할 것이 아니냐.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 말고는 아무리 봐도 살 길이 없어 보였다. 게다가 아무것도 할 줄 모르고 달팽이처럼 집에만 처박혀 있는 아버지도 못마땅햇다. 이종도는 망해가는 제 나라를 꼭 닮았던 것이다. 일하기를 싫어하고 게으르고 무책임했다. 가족을 이 지경으로 몰아넣었으면 마땅히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 아닌가.-p.128 (내가 알기로) 국내에서 잘 나가는 젊은 작가 중의 한 사람인 김영하. 그의 글을 접하는 것은 "검은 꽃"이 처.. 이전 1 ··· 3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