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에 물들다 (72) 썸네일형 리스트형 루쉰 단편, 「아Q정전」 루쉰의 아Q정전. 이름은 유명한 작품이지만, 제대로 읽어보는 건 처음이다. 소설은 총 9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장을 통해서 '아Q'라는 인물의 구시대적인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를 통해서 당시 사람들의 모습을 풍자하고 있다. 일단 이 소설은 제목부터 독특하다. 중국어와 영어의 혼합으로 된 제목인데, 당시 중국에 영어가 들어오던 시절에, 이를 이용해 이름을 지을 생각을 한다는 건, 확실히 깨어있고 열린 사고를 했다는 반증이 될 것이다. 전체적으로 아Q라는 인물은 매우 우스꽝스럽고, 이해할 수 없는 기행을 행하는 모습으로 보여지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우리들도 아Q와 정도만 다를 뿐이지 비슷한 행동들을 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을 과도하게 숨기지 않고, 속시원하게 써내려가면.. 오 헨리 단편, 「20년 후」 분석 이 짧막한 소설의 줄거리는 아주 단순하다. 18세와 20세에 헤어진 두 친구는 20년이 지나, 어느 한 음식점에서 다시 만나기로 한다. 18세에 미국 서부로 떠난 친구는 많은 돈을 벌어서, 속된말로 성공해서 그 음식점을 찾아온다. 만나기로 한 시간은 밤 10시. 그는 어둠 속에서 친구를 기다리는데, 순찰을 돌던 경찰과 그들의 약속에 대해 이야기한다. 경찰은 잠시 후 자리를 뜨는데, 약속 시간이 20분 지난 뒤에야 그는 친구를 만나게 된다. 어둠 속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던 친구의 얼굴은 사실, 밝은 곳에서 보게 되니 자신이 알던 친구가 아니엇다는 사실이었다. 그 남자는 쪽지를 하나 건네는데, 거기에는 좀 전에 순찰을 하던 경찰이 그 친구였으며, 서부로 떠난 그 친구는 지명수배가 되어 있어서 자신이 직접 체.. 포크너 단편, 「에밀리에게 장미를」 분석 그레이슨 가(家)의 유일한 후손 '에밀리'가 죽자, 마을 사람들은 그녀의 집으로 조문을 간다. 마을이 발전하면서 모습을 바뀌는 동안에도 그녀의 집은 변하지 않고 마을에 그대로 남아 있었는데, 이는 '에밀리'의 성격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물론, 그녀가 수년간 집밖으로 나오지 않고 집에서만 생활한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 소설은 사건이나 플롯이 특별할 건 없지만, 철저하게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서술되었다는 점, 그리고 시간의 전개를 비틀었다는 점 등을 눈여겨 볼만하다. 1. 3인칭 관찰자 시점 인물의 내면을 서술하지 않고, 그 인물이 처한 상황을 '카메라'로 보는듯이 전달하기만 하는 기법으로, 이 소설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법이다. 카메라의 눈은 마을 사람들에게 위치하고 있으며, 마을 사람들은 들어가보지 못.. 버지니아 울프 단편, 「유산」 분석 버지니아 울프의 "유산"은 원고지 50~60매짜리 짧은 소설이다. 오늘날 단편의 기준인 80매보다도 더 적은 양이다. 하지만 이 소설 안에서 담고 있는 소설의 구조는 한 번 눈여겨 볼만하다. -소설의 구조-1. 크랜든(남편)은 안젤라(아내)의 교통사고로 인한 죽음으로 그녀의 유산을 나눠주기 위해 아내의 응접실에 있다.2. 그녀는 마치 죽음을 예상이라도 한듯이 자신의 물건에 유산을 받을 사람의 이름을 적어두었다.(그녀의 죽음이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는 복선1)3. 씨시 밀러(아내의 비서)는 크랜든의 부름을 받고 응접실로 와 그녀의 브로치를 받아간다. 그러면서 그녀는 미안하다고 말한다. (그녀의 죽음에 관한 복선2)4. 크랜든은 그런 그녀를 보고 혹시 자신을 흠모하는 건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진다. (크랜든의.. 헤밍웨이 단편, 「살인자들」 분석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살인자들(The Killers)는 사실상 살인자가 아니라 '살인청부업자' 정도로 부르는게 맞다. 왜냐하면 이 소설 속에서 그들은 Muders(살인자들)이 아니라 한 남자를 죽이기 위한 Killers(살인청부업자)들이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이 소설은 시골의 한량한 간이식당에 두 사내가 들어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내 생각에 헤밍웨이가 이 작품을 무슨 의도를 가지고 썼다기보다는 자신의 문체와 보여주기의 기법을 연구하면서 쓴 단편인 것 같다. 그 말은 이 소설에서 연구할만한 점은 찾을 수 있지만, 딱히 도드라지는 주제는 없다는 말이다. 이 소설은 보여주기의 극치로 표현되곤 한다. 시점은 3인칭 관찰자 시점이고 등장인물은 조지(식당주인), 닉(조지의 지인), 샘(식당 주방장?), 엘과 맥.. 체호프 단편, 「상자 속의 사나이」 분석 체호프의 단편은 짧지만 그 안에서 생생한 인물을 그대로 만들어 보여준다. 이 짧은 단편 「상자 속의 사나이」도 마찬가지다. 헛간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사냥꾼(이반 이바느이치(수의사)와 불킨(중등교사))은 달이 뜬 밤, 잠이 오지 않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다가 상자 속에 들어있는 것 같은 사나이 '베리코프'에 대해서 말하게 된다. 이 소설은 '베리코프'에 관한 이야기이고, 체호프는 상자 속에 갇힌 것 같은 인물을 효과적으로 잘 그려내고 있다. 불킨은 '베리코프' 이야기를 하며 상자 속에 갇혀 사는 듯한 그를 우습게 그려내지만, 이야기를 듣던 이반은 우리네 삶 또한 마찬가지 아니냐며,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개한다. 하지반 불킨은 잠에 빠져들고 만다. -소설의 구조- 1. 인물의 소개(이반.. 체호프 단편, 「학생」 분석 이 짧은 소설은 특별한 사건이 없이 진행된다. 주인공 이반이 계절은 봄이지만, 추운 겨울처럼 바람이 불어오던 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과부네에 들르게 된다. 그는 그곳에서 베드로가 예수를 세 번 부정한 일과 예수가 유대인들에게 체포되어 고난을 당한 일화를 이야기한다. 과부네는 그의 말을 듣고 불편한 기색이다. 그는 과부네를 나와 작은 언덕 위로 올라 마을을 내려다보면서 수천년전의 진리와 아름다움이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음을 느끼며, 자신의 앞날에도 무언가 행복이 있을 것임을 생각하며 희망에 찬다. 이 소설의 전반부는 겨울 날씨의 묘사와 황량함, 허망함의 분위기를 준다. 아래 적어놓은 표현들이 이런 분위기를 만드는데 한 몫을 하는 셈이다. 저런 풍부한 표현력을 익힐 것. 그리고 과부네 집에서 삽화(예수 .. 체호프 단편, 「반카」 분석 이 짤막한 소설은 반전 소설이다. 아주 짧은 분량의 소설임에도 책을 읽는 독자에게 주는 충격은 꽤나 상당하다. 이 소설의 구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소설의 구조- 1. 반카는 9살 짜리 소년이고, 제화공 밑에서 일을 배우고 있다.2. 성탄 미사에 시골에 있는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쓴다.3.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그의 두 개 '카슈탄카'와 '미꾸라기'의 일화를 소개한다.4. 제화공의 집에서 학대를 당한다는 내용을 편지에 적는다.5. 소년은 할아버지의 주소를 '시골에 계신 할아버지께'라고 써 우체통에 넣는다.6. 소년은 할아버지가 편지를 읽는 꿈을 꾼다. *제화공 : 구두 따위의 신을 만드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 이 소설은 1~3번까지 아주 따뜻한 분위기로 시작한다. 성탄절 미사라는 단어가 주는 사랑.. 이전 1 2 3 4 5 ··· 9 다음